증시·채권·금·비트코인 이상한 동행(종합)

달러약세 및 테크주 실적 상승에 증시랠리
트럼프 게이트, 유럽 테러에 안전자산 수요도 높아져
  • 등록 2017-06-07 오후 4:55:20

    수정 2017-06-07 오후 4:55:20

미국 증시, 채권, 금, 비트코인 가격 추이 출처:WSJ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올 3~5월 투자 위험도가 높은 미국 증시와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채권,금, 비트코인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통상 위험자산 매력도가 높은 시기는 안전자산 가격이 떨어지고 안전자산 투자가 몰리면 위험자산 수요가 떨어지는데 전통적인 공식이 깨진 것이다.

달러 약세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는데다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커지면서 증시가 상승하고 있다. 동시에 러시아의 작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미국 정계가 불안한데다 최근 영국 테러, 프랑스 테러, 사우디, 바레인 등 아랍 7개국의 카타르 단교 등 지정학적 불안 등으로 안전자산에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다우산업지수 등 주요 미국 증시 지수는 이달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산업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2번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6일 47.81포인트 하락해 21136.23에 거래됐다. 나스닥종합지수도 올들어 여러번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알파벳, 아마존 등 테크 주들의 실적호조가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이들 주식은 각각 주당 1000달러로 돌파했다.

미국 증시가 랠리를 보이고 있는 것은 투자자들의 미국 경제에 대한 확신이 커지고 특히 증시 랠리를 이끌었던 전자기술(IT) 주들의 향후 실적도 호조를 보이면서 증시 상승을 부양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달러 약세도 기업들의 해외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달러화 가치는 올들어 주요 통화 대비 5.3%하락했다.

증시 상승과 함께 증시가 상승하면 통상 하락세를 보이는 안전자산인 채권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미국 물가상승률이 주춤한데다 트럼프 게이트와 유럽 등지의 테러 등 미국 국내외 불안 때문에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수요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금리의 경우 10년물 짜리가 6일(현지시간) 2.147%를 기록하면서 올들어 최저치로 떨어졌다. 안전자산인 금도 특히 이번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측근과 러시아의 작년 미국 대선 기간 유착설을 조사하지 말라고 압박한데다 끝내 해임안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청문회를 앞두고 크게 오르고 있다. 이날 7개월래 최고치인 1온스당 1294.40달러에 거래됐다. 비트코인 가격도 1월부터 상승해 3000달러 근처까지 치솟았다.

증시와 안전자산 가격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이만 브리반루 TCW 매니저는 “시장 왜곡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증시가 과열될 수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추진하는 통화정책 정상화가 까다로워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연준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진적인 통화완화 정책으로 시장에 돈을 풀면서 증시를 지지해 온 측면도 있기 때문에 연준이 6월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긴축 고삐를 더욱 죌 경우 증시 과열이 잠재적인 쇼크에 금융시장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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