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채무 1000兆 넘어서…1인당 채무도 2000만원↑
정부는 ‘2022회계연도 결산보고서’를 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하면서 지난해(2022년) 국가채무를 1067조7000억원, 국가부채를 2326조2000억원으로 집계했다. 국가결산은 세입·세출과 재정, 국가채무 등을 확정하는 절차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보고서는 감사원 결산검사를 거쳐 5월말 국회에 제출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를 더한 국가채무는 전년(2021년 결산) 대비 97조원이나 늘어난 1067조원7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도 49.6%를 기록했다.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역대 가장 높다. 문재인 정부 전인 2016년 국가채무 626조9000억원(GDP 대비 36.0%)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6년 사이 무려 나라빚이 70.3%나 증가한 것이다.
국민 1인당 국가채무도 사상 처음으로 2000만원을 넘었다. 2022년 12월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5143만9038명)로 나눈 1인당 국가채무는 2076만원으로 전년(1880만원) 대비 1년 새 200만원 가까이 늘어났다. 대한민국 갓난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두 2000만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고 있는 셈이다. 2016년(1213만원) 대비로는 800만원이 넘게 늘었다.
|
재정건정성 강조해도 재정수지 악화…더 급해진 재정준칙 법제화
정부의 세입·세출 고려해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재정수지도 더욱 나빠졌다. 지난해 전년 대비 49조8000억원을 더 걷고도 같은 기간 무려 81조원을 추가 지출한 탓이다. 통합재정수지(재정수입에서 재정지출 차감한 수치)는 64조6000억원 적자로 GDP 대비 -3.0%를 기록했다. 지난해(-30조5000억원·GDP 대비 -1.5%)보다 30조원 이상 적자폭이 커젔다.
윤석열 정부가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강조하는 관리재정수지(통합재정수지-사회보장성기금수지)도 117조원 적자로 GDP 대비 -5.4%에 달했다. 긴축재정을 강조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음에도 역대 최대폭 적자다. 전년(-90조6000억원·GDP 대비 -4.4%) 대비 적자폭 및 GDP 대비 적자비율도 더 나빠졌다. 정부가 추진하는 재정준칙 목표가 ‘관리재정수지 GDP 대비 -3.0% 이하’라는 점을 감안하면, 재정준칙이 도입됐다면 재정효율화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진행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돈을 더 풀고 선심성 예산이 나올 가능성이 높기에 강제력 있는 재정준칙이 더 절실하다”며 “국가채무는 나중에 모두 젊은층의 부담으로 돌아가 성장잠재력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기에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희갑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이번 결산을 계기로 재정건전성에 대한 엄중한 인식 하에 재정준칙 법제화를 통한 건정재정 기조를 정착시킬 것”이라며 “2024년 예산안 편성과정에서도 2022회계연도 결산내용 등을 반영해 무분별한 현금지원 사업 등 도덕적 해이와 재정 누수를 철저히 차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국가자산은 2836조원으로 전년보다 29조 8000억원이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투자환경이 악화되면서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이 보유한 유동·투자자산이 감소한 탓이다. 실제 국민연금의 유동·투자자산은 전년보다 41조7000억원이 줄었고, 사학연금 역시 1조5000억원 이상 감소했다. 국가무형자산 중에서는 국토부의 국도 지능형 교통체계(ITS) 1909억원으로 가장 재산가액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