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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IMO 2020’ 시행에 따라 전세계 선박들의 저유황유(LSFO) 소비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효과가 오는 4분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에쓰오일(S-OIL(010950)) 관계자는 “유조선 등을 운영하는 대형 선사들은 선박에 스크러버(탈황설비)를 설치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고객사들은 LSFO나 경유를 혼합한 제품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고, SK이노베이션(096770) 관계자는 “IMO 시행을 앞두고 각 선사들이 오는 4분기부터 선제적으로 LSFO 및 경유 재고 비축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전세계 선박들의 하루 평균 연료 사용량은 총 500만배럴로, 이중 고유황유(HSF0, 주로 벙커C유)는 350만배럴(7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IEA(국제에너지기구)는 IMO 2020이 시행되는 내년 HSFO는 140만배럴로 급감하고, 대신 선박용 경유(MGO)는 현재 90만배럴에서 200만배럴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또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는 초저유황유(VLSFO) 역시 100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봤다.
즉 국내 정유사들은 기존 정제설비에 더해 벙커C유를 활용해 경유를 추가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만큼 IMO 2020의 수혜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올해 1분기 기준 현대오일뱅크의 고도화율은 40.6%에 이르며, 뒤이어 GS칼텍스는 34.3%, 에쓰오일은 33.8%, SK이노베이션은 29%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SK울산 CLX(컴플렉스)에 2017년 11월 1조원을 투자해 VRDS(감압 잔사유 탈황설비)를 신설 중이기도 하다. VRDS는 감압증류공정의 감압 잔사유를 원료로 수소첨가 탈황반응을 일으켜 경질유 및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설비로, 내년 4월 본격 가동에 돌입해 하루 4만배럴의 LSFO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국내 정유업계 최초로 ‘해상 블렌딩 사업’을 전개 중이기도 하다. 바다 위 초대형 유조선에서 블렌딩용 탱크를 활용해 LSFO를 생산해 곧바로 다른 선박에 공급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