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문성 라이프자산운용 이사는 16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2023 하반기 이데일리 재테크 포럼 - 돈이 보이는 창 콘서트’에서 이같이 말했다. 배 이사는 크레딧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올해 라이프자산운용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크레딧 팀장을 맡고 있다. ‘부동산을 공부할 결심’의 저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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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 기준금리가 현재 5.50%로, 유럽은 4.50%, 영국은 5.25%, 스웨덴은 4.00% 수준이지만 한국은 3.50%로 상대적으로 올해 상승 폭이 좁은 점을 짚었다. 베트남은 4.50%로 연초보다 오히려 기준금리가 낮아졌다. 외국인 자본 이탈 방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배 이사는 “한국이 기준금리를 상대적으로 더 올리지 못한 것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문제를 키울 가능성도 있겠지만, 한국보다 기준금리 상승 폭이 더 큰 스위스, 호주, 캐나다 등도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결국은 환율 방어, 즉 외국인 자금 이탈 방지를 위해서 미국 인상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따라서 올린 형국이다. 베트남은 채권 시장이 너무 작아 외국인이 거래할 수 없는 구조로, 외국인 자본이 없어 금리를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한국 반도체 베팅이 환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16일 종가 기준 연초 이후 각각 31.65%, 76.40%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변동률(+11.26%)을 큰 폭으로 상회한다. 그는 “한국은 환율이 생각보다 치솟지 않은 영향에 금리를 안 올리고 버텼다”며 “결과적으로 보면 외국인 자본은 내년 반도체 경기 개선 전망에 따라 ‘한국 화폐를 버려서는 안 된다’,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투자를 해놓아야 한다’고 보고 베팅을 하면서 한국을 이탈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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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업황과 실적이 예상과 다른 흐름을 보이면 외국인 자금과 금리 방향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 이사는 “작년 연말 외국계 헤지펀드들은 미국의 금리 상승 전망에 나스닥 기술주에 대해 숏(매도)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가 있던 중국에 대해 롱(매수) 포지션을 잡았는데, 올해 나스닥은 ‘매그니피센트7’(미국 빅테크7)로 뜨고 중국은 망했다”고 말했다.
“채권은 ‘변동성 도피처’…수익형 부동산도 유의”
금리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채권을 ‘변동성 도피처’로 삼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단기 우량채는 고금리 장기화 국면에서 ‘마이너스’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주식, 부동산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한자릿수 중반에 가까운 수익률을 안전하게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 이사는 “신한은행 분석에 따르면 노후 적정 생활비가 대략 월 300만~400만원 정도인데, 채권에 대입하면 연 3%일 때는 12억원이 필요하고 연 6%이면 6억이 필요하다”며 “즉 금리가 오를수록 적은 돈으로 생활비 마련이 가능한 것이다. 국채가 4%대로 올라온 상황이어서 적은 돈으로 채권에 투자해 노후 자금을 마련하기에 굉장히 좋은 상황인 것”이라고 말했다.
노후를 대비해 수익형 부동산에도 많이 투자하는데,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고 봤다. 배 이사는 “주식시장이 최근 공매도 금지에도 효과가 하루에 그치는 것도 시장에 유동성이 없기 때문”이라며 “또한 수익형 부동산은 현재 일드가 낮은 것과 더불어 상가를 많이 점유한 파인다이닝, 공인중개서, 학원이 저출산, 부동산 수요 감소와 공실 리스크 등으로 사라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채권금리가 매력적인데 굳이 어려운 길을 갈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