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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코로나19 타격에 전세계 기업들이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고 있다. 대공황 수준의 침체에 실적이 악화하자 주주 반발을 무릅쓰고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6일 미국 투자정보업체 인베스토피디아가 ICE데이터서비스를 인용한 결과를 보면 올해 2월20일 이후 한 달간 전세계 576개 기업이 배당금 지급을 취소했다. 직전 한 달(22개사)보다 26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진 지난달 20일 이후 수치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통상 배당금을 주지 않겠다고 밝히는 기업은 많아야 월 50~60개, 적으면 20개 남짓이었다.
이는 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항공(보잉, 델타 등) △숙박(매리어트 등) △백화점(메이시스, 노드스트롬 등) △에너지(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아파치 등)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있다. HSBC, 스탠다드차타드, RBS, 바클레이스, 로이스 등 영국의 ‘빅5’ 은행은 영국 금융당국의 압박에 올해 배당금 지급을 중지하기로 했다.
각국 봉쇄령이 장기화할 경우 현금흐름이 양호한 대기업마저 그 여파를 피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속한 기업 중 38%는 향후 9개월간 배당금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 은행권에서는 배당을 강행하겠다는 기류가 읽힌다. FT는 최근 골드만삭스와 씨티, 모건스탠리 등이 주주들에게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