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 비닐하우스서 한여름에도 고품질 딸기·장미를"

황정환 원예특작원장 “농산물·장비 수출 기틀 만들 것”
농진청, 고온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 개발
여름철 온도 10도 이상 낮춰…스마트팜 기술도 적용
  • 등록 2019-11-14 오후 4:17:30

    수정 2019-11-14 오후 4:17:30

황정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이 14일 오후 전북 전주 농촌진흥청 본사에 위치한 ‘고온 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에서 운영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이명철 기자
[전북(전주)=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무더위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 신선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술을 통해 우리 농산물과 농사장비 수출의 기틀을 마련하겠다.”

황정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14일 전북 전주 농촌진흥청 본사에서 열린 ‘고온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쿨링하우스)’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농진청이 민간 업체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쿨링하우스는 무더위를 지속하는 여름철에도 딸기나 장미 같은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스마트 온실이다.

황 원장은 “여름철 온도가 높아지면서 시설재배로 생산하는 채소나 화훼품종의 수량이 떨어지고 품질이 열악해지는 피해를 겪고 있다”며 “광폭온실 기술을 가진 농업인과 함께 실증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쿨링하우스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도록 높이를 11.5~16m로 설계하고 포그분무(안개분무), 차광커튼, 냉방 시설을 설치한 것이 특성이다. 일반 온실은 물론 고급형인 네덜란드식 유리온실보다도 여름철에 낮은 온도를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황 원장은 “8월초 오후에도 여름철 최고기온을 일반 온실대비 12~13도 낮췄고 유리온실보다도 4~5도 가량 낮은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해 스마트폰을 통해 외부에서도 내부 상황 확인이 가능하다. 안개분무나 차광, 냉방, 양액 주입 등은 모두 스마트폰 조작을 통해 가능하다.

농진청은 실증을 위해 장미와 딸기를 재배하고 지난달 수확한 결과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실제 딸기의 경우 일반 온실에서 재배한 딸기보다 당도가 높아 가락시장 경매에서 13% 가량 높은 가격에 낙찰되기도 했다.

앞으로는 더위에 취약한 파프리카와 토마토 대상으로도 쿨링하우스 재배를 실시할 예정이다. 파프리카의 경우 일본에 대부분 물량을 수출하고 있는데 계절별로 가격 편차가 큰 상황이다.

황 원장은 “가을부터 봄까지는 (파프리카 주요 수출국인) 네덜란드와 비슷한 가격이지만 6~9월에는 품질이 열악해 아주 낮은 가격을 받고 있다”며 “쿨링하우스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하면 네덜란드의 유리온실에서 생산하는 수준의 품질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무더위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체계화하면 해외 수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농진청은 9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연구협약을 체결하고 쿨링하우스를 시범 설치하기로 했다.

황 원장은 “중동 지역인 UAE는 원전 수출 등으로 한국과 교역이 활발한 국가인데 벼나 신선 농산물 재배를 위한 농업기술을 요구하고 있다”며 “지역 특성상 신선농산물을 90% 이상 수입하고 있어 당장 경제성이 없더라도 주요 농산물 생산하려는 수요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안개분무 시스템 등을 현지 기후에 맞게 보완한 후 UAE에서 1년 내내 신선한 농산물 재배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지 실험할 예정이다. 시범 운영 후 성과가 있을 경우 중동 지역에 농사장비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황 원장은 “우리 농업분야의 우수 성과를 꼽을 때 쌀 자급을 통한 ‘녹색혁명’과 연중 시설재배인 ‘백색혁명’이 빠지지 않는다”며 “이제는 가뭄과 폭염, 폭우에서도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수출하는 새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에 위치한 ‘고온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 내부 모습. 이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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