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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환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장은 14일 전북 전주 농촌진흥청 본사에서 열린 ‘고온극복 혁신형 스마트 쿨링하우스(쿨링하우스)’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농진청이 민간 업체와 함께 개발하고 있는 쿨링하우스는 무더위를 지속하는 여름철에도 딸기나 장미 같은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스마트 온실이다.
황 원장은 “여름철 온도가 높아지면서 시설재배로 생산하는 채소나 화훼품종의 수량이 떨어지고 품질이 열악해지는 피해를 겪고 있다”며 “광폭온실 기술을 가진 농업인과 함께 실증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쿨링하우스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도록 높이를 11.5~16m로 설계하고 포그분무(안개분무), 차광커튼, 냉방 시설을 설치한 것이 특성이다. 일반 온실은 물론 고급형인 네덜란드식 유리온실보다도 여름철에 낮은 온도를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황 원장은 “8월초 오후에도 여름철 최고기온을 일반 온실대비 12~13도 낮췄고 유리온실보다도 4~5도 가량 낮은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농진청은 실증을 위해 장미와 딸기를 재배하고 지난달 수확한 결과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실제 딸기의 경우 일반 온실에서 재배한 딸기보다 당도가 높아 가락시장 경매에서 13% 가량 높은 가격에 낙찰되기도 했다.
앞으로는 더위에 취약한 파프리카와 토마토 대상으로도 쿨링하우스 재배를 실시할 예정이다. 파프리카의 경우 일본에 대부분 물량을 수출하고 있는데 계절별로 가격 편차가 큰 상황이다.
무더위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체계화하면 해외 수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농진청은 9월 아랍에미리트(UAE)와 연구협약을 체결하고 쿨링하우스를 시범 설치하기로 했다.
황 원장은 “중동 지역인 UAE는 원전 수출 등으로 한국과 교역이 활발한 국가인데 벼나 신선 농산물 재배를 위한 농업기술을 요구하고 있다”며 “지역 특성상 신선농산물을 90% 이상 수입하고 있어 당장 경제성이 없더라도 주요 농산물 생산하려는 수요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안개분무 시스템 등을 현지 기후에 맞게 보완한 후 UAE에서 1년 내내 신선한 농산물 재배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을지 실험할 예정이다. 시범 운영 후 성과가 있을 경우 중동 지역에 농사장비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했다.
황 원장은 “우리 농업분야의 우수 성과를 꼽을 때 쌀 자급을 통한 ‘녹색혁명’과 연중 시설재배인 ‘백색혁명’이 빠지지 않는다”며 “이제는 가뭄과 폭염, 폭우에서도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수출하는 새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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