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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의 마약 유통·투여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수사를 강남 클럽 전반으로 확대키로 했다. 마약 유통·투여의 핵심 관계자로 꼽힌 클럽의 영업사원인 엠디(MD·Merchandiser)가 프리랜서인 만큼 다른 여러 클럽이 연류됐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경찰은 마약 유통·투여 외에 경찰관과 유착, 불법 촬영물 유포 등 버닝썬에 대한 수사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버닝썬 사건 심각성 충분히 인식”…“한점 의혹 없이 수사”
원경환 서울경찰청장은 18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에 있는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버닝썬 사건에 대한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광역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 등을 동원해 한점 의혹없는 수사로 국민에게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원 청장은 마약 유통·투여 의혹과 관련해 버닝썬 외에 다른 클럽으로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클럽에서 손님을 끌어모으고 수수료를 받는 영업 사원인 엠디들의 경우 한 클럽과 전속 계약을 맺지 않고 여러 클럽과 연관돼 있어 수사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것.
경찰은 지난 17일 버닝썬 직원 A씨를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의 버닝썬 사건 수사가 시작된 이후 관계자 구속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필로톤 투약과 대마초 흡연 혐의로 지난 15일에 체포됐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버닝썬에서 마약을 유통·투여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방침이다. 경찰은 A씨로부터 대마, 필로폰, 엑스터시 등 마약을 확보했다.
하루 전일 지난 16일에도 경찰은 버닝썬 직원 중국인 여성 파모씨(일명 애나)도 마약 유통 혐의로 소환해 조사를 벌인 뒤 출국 정지 조치를 내렸다. 파씨는 버닝썬 내에서 VIP고객을 상대로 마약을 유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버닝씬 내에서 유통·투여된 것으로 추정되는 데이트 강간 마약 일명 ‘물뽕(GHB)’과 관련해 온·오프라인상 유통 경로도 추적하고 있다.
버닝썬 의혹 제보자 폭행 사건도 수사…버닝썬 지난 17일 영업 중단
경찰은 버닝썬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성관계 동영상의 사실 관계도 파악하고 있다. 이 동영상에는 클럽 VIP룸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남녀가 성관계하는 장면이 담겼다. 인터넷상에서는 이 동영상 속 여성에게 마약을 투여한 뒤 촬영한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경찰은 지난해 11월24일 김모(24)씨가 제기한 버닝썬 임원의 폭행 의혹도 수사 중이다. 김씨는 클럽 임원에게 끌려가는 여성을 도우려다 임원과 클럽 직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한 뒤 경찰에 신고했지만 도리어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이 클럽에서 이용객들이 마약을 투약하고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의혹까지 잇따라 제기했다.
강남경찰서는 당시 버닝썬 임원이었던 장씨를 상해 혐의, 김씨를 △폭행 △업무방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21일 클럽의 여성 손님 2명에게 강제 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해 강남경찰서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강남경찰서는 이날 김씨가 버닝썬 내에서 추가로 성추행한 정황이 발견돼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각종 의혹에 휩싸인 버닝썬은 지난 17일 영업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