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거부 문제부터"… 카카오 카풀 맞선 택시, 파업에도 부정여론

  • 등록 2018-10-17 오후 3:49:46

    수정 2018-10-17 오후 3:49:46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운전자를 모집하는 등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자 택시기사들이 파업을 결의했다. 그러나 파업에 대한 여론 반응은 좋지 않다.

카카오 카풀은 출퇴근 시간 목적지가 비슷한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시켜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다. 우버와 같은 여타 운송 서비스 도입에도 강하게 반발해왔던 택시업계는 이번에도 승용차를 이용한 불법 운송행위라며 카카오 카풀 출시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운행대수 7만대에 달하는 서울 택시업계는 18일 파업 돌입을 선언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7일 오후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사태에 대한 여러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파업의 정당성에 대한 지지보다 택시업계 자체에 대한 비난, 심지어 “파업해서 잘됐다”는 여론이 우세한 분위기다. 이같은 반응에는 운송거부, 난폭 운전 등 실생활에서 흔히 확인되는 택시 운행 횡포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에는 “걸핏하면 승차거부하면서 무슨 파업이냐”, “파업하니 출퇴근길 교통 체증 없겠다” 등 택시업계를 비난하는 댓글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카풀 서비스가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의견 등 카풀 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종종 발견되나, 택시업계 자체를 비토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

국내에서 대중교통 종사자들이 파업을 벌일 때 여론이 악화되는 경우는 흔하다. 오히려 버스나 지하철 노조가 ‘시민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벌이는 파업이, ‘노조 이익을 위해 교통 편의를 저해한다’는 논리에 역풍을 맞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럼에도 택시업계의 파업에는 “차라리 파업하는 게 좋다”는 식의 택시업 자체를 부정하는 여론이 주로 발견돼 기존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9일(현지시간) 영국 택시운전노조 조합원들이 우버에 운임 인상 요구를 하며 1일 파업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AFP)
사실 택시업 종사자들의 반발은 어느 정도 예상된 상황이었다. 해외에서도 우버, 그랩 등 모바일 앱을 이용한 운송 서비스 등장에 기성 택시 업계가 강하게 반발해 왔고, 해당 논쟁은 우버가 자리 잡은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국내에서는 몇 년 전 우버가 진출을 시도하다 당국이 불법화를 해 시장을 포기한 전례도 있다. 기존 택시가 과잉공급 상태에 운임도 지나치게 낮아 신규사업자가 시장 공략을 하기 어려운 점도 우버 진출 무산에 한 몫 했다.

여행 사이트 ‘Price of Travel’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6월 기준 전세계 88개 도시 가운데 서울의 택시 요금은 61위였다. 주요 선진국 도시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낮은 택시 운임은 서비스질 악화에도 영향을 미치며, 택시 기사들이 높은 운임을 기대할 수 없는 경우 승차거부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장거리 이용 승객이 많아지는 야간 영업 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이처럼 택시 시장 과포화, 운임 정체, 서비스 질 악화와 같은 문제가 종합적으로 얽히면서 새로운 운송 사업 진출이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것이 국내 대중교통 운송업의 현황이다. 이 때문에 국내 사업자인 카카오 카풀의 성공적인 시장 진출에 더욱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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