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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 65% “꾸민 남성은 별종? 아니 닮고 싶다”
올 여름, 남성미(美)의 경계가 급격히 허물어지고 있다. ‘꾸미는 남성’은 더 이상 미디어가 만들어낸 환상이나 ‘유별난’ 소수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행을 선도하는 트렌드 세터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패션·뷰티용품이 남성들의 주 관심사로 주목받고 있다. 외모를 가꾸는 남성과 관련된 산업을 일컫는 ‘맨즈뷰티’라는 신조어가 탄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변화는 설문조사에서도 읽힌다. 18일 SK플래닛이 설문 플랫폼 ’틸리언‘에 의뢰해 10~60대 남성 510명에게 맨즈뷰티에 대해 물은 결과, 외모 관리에 신경쓰지 않는 털털한 남성보다, 자신을 가꿀 줄 아는 남성에 더 높은 점수를 줬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열심히 꾸미는 남자’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부럽고 닮고 싶다’(13.9%)와 ‘매력 있다’(51.2%)는 긍정적인 답변이 65.1%로 집계됐다. 반면 ‘거부감이 든다’(13.5%)와 ‘관심 없다’(21.4%)고 답한 남성은 절반이 채 안 됐다. 과거 거울 앞 남자들을 비아냥대던 조롱이 이제 동경의 시선으로 변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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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도 남자의 주된 관심사로 떠올랐다. ‘구릿빛 피부’보다는 배우 송중기처럼 ‘뽀얀 피부’를 원하는 남성이 많아지면서, ‘BB크림은 엄마 화장대에나 있는 것’이라는 편견에도 금이 갔다. ‘피부보정화장품을 사용해봤거나 사용해 볼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남성 응답자 510명 중 269명(52.7%)이 ‘그렇다’고 답했다. 현재 혹은 가까운 미래에 남성 2명 중 1명은 BB크림을 바를 수 있다는 얘기다.
미백과 주름개선 효과가 있는 남성화장품 매출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0%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2012년 11번가의 남성화장품 거래액을 100으로 산정했을 때 △2013년 95.7 △2014년 115 △2015년 128.5 △2016년 164로 4년 만에 50% 이상 신장했다.
“상품의 성별 경계 곧 사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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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가부장적인 사회에서는 외모에 관심을 갖는 남성을 나약하다고 절하했지만, 이제는 꾸밀 줄 아는 것도 하나의 능력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여성의 전유물이던 발목양말이 남성의 아이템으로 각광받게 됐듯, 앞으로 다양한 상품들의 성(性) 경계가 무너지면서 관련 상업의 규모도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