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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별로 보면 한화생명(8448억원)과 교보생명(6029억원)은 각각 전년 대비 39.6%, 14.15% 감소했다. 특히 한화생명의 경우 고금리 상황에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FVPL)로 분류되는 채권 비중이 큰 만큼, 순익 변동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생명(1조4497억원)은 전년 대비 72.7% 급증했다.
지난해 생보사 ‘빅3’를 포함한 모든 생보사들이 금리상승발(發) 증시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된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는 주식시장 부진으로 인해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적립 부담감이 커지면서 생보업계 모두 실적 감소를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올해는 새 회계기준인 IFRS17과 함께 금융자산 회계기준(IFRS9)이 도입되면서, 변액보험이 실적이 미치는 영향은 10%가량으로 줄었다. 대신 FVPL 분류 자산 비중의 영향이 더 커졌다. 금융자산 회계기준이 IFRS4에서 IFRS9으로 바뀌면서 계약상 현금흐름 특성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자산은 모두 FVPL로 분류해야 해서다.
문제는 IFRS9는 실제 손실이 발생하지 않아도 자산 평가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익’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즉 고금리 상황이라면 운용자산에서 FVPL 비중이 큰 보험사는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반대로 채권금리가 약 0.5%포인트 하락했던 지난 1분기의 경우 FVPL 비중이 높은 한화생명의 당기순익(3569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600% 이상 증가했다. 금리 하락에 따라 투자순익이 증가한 덕분이다.
교보생명 관계자 역시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주가 하락, 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손실 확대로 투자이익 감소세가 두드러졌다”고 전했다. 실제 올 3분기 교보생명의 누적 투자손익은 8703억원으로 1년 만에 16.7% 줄었다.
이에 생명보험업계에선 보험손익과 무관하게 금리 변동에 따라 순익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IFRS9 아래에선 금융자산 이전이 쉽지 않아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9은 금융자산 이전에 대해 과거보다 엄격한 편”이라며 “FVPL 자산 분류 기준이 사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한번 분류한 뒤 이를 쉽게 바꿀 수 잇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FVPL 자산 비중이 크면 금리 변동에 따른 순익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