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꿀벌이 집단폐사하면서 양봉농가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 가운데, 올해 아카시아꿀 생산량이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카시아꿀은 국내에서 생산되는 꿀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꿀로, 꿀 생산량과 꿀벌 증식 상태 등을 알 수 있다.
| 토끼풀꽃 사이 분주하게 날아다니는 꿀벌(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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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진흥청은 25일 세종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꿀벌 증식 및 아카시아꿀 생산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벌통당 아카시아꿀 생산량이 30㎏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2.1㎏과 비슷한 수준이고, 양봉업계에서 평년 기준으로 삼는 2017년 생산량인 17.7㎏를 상회한다.
아카시아꿀 생산량은 2017년 17.7kg에서 2018년 4.3㎏으로 생산량이 대폭 감소했다가 2019년 43.8㎏으로 다시 크게 증가했다. 2020년 9㎏, 2021년 11.5㎏으로 평년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다가 지난해부터 안정적인 생산량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1∼12월에는 꿀벌 해충인 응애가 확산하며 꿀벌이 폐사하는 사례가 잇따랐고, 이에 따라 일각에선 올해 꿀 생산량이 줄어 농가 피해가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응애는 꿀벌 전염병인 꿀벌응애감염증을 일으키는 해충으로, 꿀벌이 응애에 감염되면 발육이 저하되고 심한 경우 봉군(벌무리)이 폐사한다.
한상미 농진청 양봉생태과장은 “추후 기상과 아까시나무 개화 상황에 따라 (꿀 생산량) 변동이 있을 수 있으나 봉군 당 생산량은 평년치를 상회하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농진청은 이번 조사에서 꿀벌 개체 수도 응애방제와 사양관리로 빠르게 증가해 이달에는 2월 대비 3배 수준이 됐다고 평가했다. 겨울철 꿀벌 개체수 감소는 수명을 다한 일벌의 자연적인 감소와 함께 꿀벌의 성충과 번데기에 기생하는 꿀벌응애 영향이 크다. 수명이 짧은 일벌의 경우 겨울철 최대 20%까지 개체 수가 자연 감소한다. 응애에 감염된 일벌은 면역력이 떨어져 수명이 단축되지만 조사 대상 40개 농가 중 응애가 확인된 농가는 3곳에 불과했다.
한 과장은 “하나의 봉군에 꿀벌 개체 수가 6600마리 정도라고 했을 때 지난 겨울 꿀벌 평균 소실율은 17.5%로 자연 감소 범위인 15~20%에 해당한다”며 “월동 직후 꿀벌 개체수가 3.3배로 안정적으로 증식했고, 꿀벌응애 발생 비율도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