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이데일리 김윤지 특파원] 중국의 10월 생산생산 속도가 줄어들고 소매판매는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장기간 지속되는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중국 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베이징 시내 마트(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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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소매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했다고 밝혔다. 상하이 등 주요 도시가 전면 봉쇄됐던 지난 5월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0.7%는 물론 전월의 2.5%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지난 10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5.3%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전월엔 6.3% 상승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중국 황금연휴 기간인 국경절이 포함됐음에도, 코로나19 확산세와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등으로 강화된 이동 제한과 일부 지역 봉쇄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경제가 엄격한 방역을 바탕으로 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 부동산 침체 및 글로벌 경기 침체 위험 등 일련의 역풍과 직면하고 있다”면서 “최근 중국 정부의 방역 정책 완화와 부동산 지원책이 투자 심리를 뒷받침하겠으나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는 한 중국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중국 정부가 인프라 투자 등을 늘리고 있으나 봉쇄와 이동 제한으로 판매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 1~10월 누적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에 그쳐 전월 5.9%(1~9월 누적)에 대비 소폭 줄어들었다. 1~10월 부동산 투자도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해 전월(1~9월 누적) 8% 감소 대비 감소폭이 확대됐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부동산 부문은 당국이 개발업체의 과도한 차입을 제한하면서 올해 급격히 둔화됐다. 이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가 최근 부동산 부문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위해 부동산 시장을 지원하는 16개 조치를 금융 기관에 공동으로 통지했다. 부동산 개발업자는 향후 6개월 이내 만기되는 은행 대출 상환을 1년 연장할 수 있고, 채권 상환도 협상을 통해 연장하거나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존스랑라살의 브루스 팡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취약한 회복세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내수 진작을 위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가계 소득과 거시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여전히 약하기 때문에 소비 부진과 부동산 투자 위축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올해 연간 성장 목표를 5.5%로 제시했으나, 이 같은 흐름으로는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경제학자 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중국 GDP 성장률은 3.2%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