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LG-SK 분쟁에 미소짓는 美..소송비용만 1兆 넘기나

권영수 LG 부회장-장동현 SK㈜ 사장 협상 무산후 신경전 과열 양상
4월 2일 美 ITC 특허침해 소송 결과 발표시 양측 관계 더 악화 우려
소송 장기전 가능성 무게..美 정치권·로펌 등 관련 소송비용 눈덩이
글로벌 배터리 경쟁서 모두 패자될 수도.."협상만이 모두에게 유리"
  • 등록 2021-03-25 오후 3:29:26

    수정 2021-03-25 오후 9:41:38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096770) 간 전기차 배터리 분쟁 장기화에 따른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업계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미국이라는데 큰 이견이 없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비밀 침해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결정한 ‘10년 수입금지’ 조치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기한이 코 앞(4월 11일, 현지시간)으로 다가오면서 양측의 신경전은 더 날카로워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거부권 행사를 이끌어내기 위해 김종훈 이사회 의장을 현지(조지아주)로 급파한 가운데 미 정치권 등을 중심으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를 저지하기 위한 로비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환경보호 전문가인 캐롤 브라우너 변호사를 자문위원으로 위촉한데 이어 최근 샐리 예이츠 전 법무부 부장관을 미국 내 사업고문으로 영입했다. 말 그대로 전력투구다.

▲미국 조지아주 커머스시의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양사가 미 현지에서 각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로비에 쏟아붓고 있는 금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바이든 대통령도 최대한 거부권 행사 기한에 임박해 가부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판 그린뉴딜 정책을 천명한 바이든 행정부에게 글로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뿐 아니라 SK이노베이션이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미국은 양측을 막판까지 저울질할 가능성이 높다. 꽃놀이 패를 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분쟁이 장기화될 수록 양측 주머니에서 얼마나 많은 금액이 나올지 주판알을 튕기고 있을 것이다. 물론 중국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단일공급선(sole vender)·독점화 문제 등 복잡한 이슈들이 산재한 만큼 미국 정부의 고민 역시 깊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양측의 협상은 진전이 없다. 정치권의 조기협상 압박 등에 이달 5일 권영수 LG그룹 부회장과 장동현 SK(034730)㈜ 사장이 양측 대표로 만남을 가졌지만 서로의 입장차 만 확인한 채 등을 돌렸다. 25일 열린 LG화학(051910) 주주총회에선 신학철 부회장이 “피해 규모에 합당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엄중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히면서 SK이노베이션에 양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25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LG화학)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포드·폭스바겐에 대한 공급 유예기간을 받은 SK이노베이션으로선 추후 델라웨이 민사소송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선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상 테이블에 올릴 카드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4월 2일 ITC의 특허침해 소송에 대한 예비판결 결과는 불타오른 양측 신경전에 기름을 붓는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 일각에선 과거 6년에 걸쳐 진행된 코오롱-듀폰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 사례가 재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가 ‘신 OPEC’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양측의 소송 장기화는 자칫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CATL 등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굳히기 위해서는 대규모 연구개발과 시설투자 등이 추가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분쟁으로 양측 소송비용만 1조원을 넘길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양측 모두 유무형의 기회손실이 만만치 않다”며 “가급적 이른 시일 내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양측 모두에게 유리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짚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표정부자 다승왕
  • "펑" 폭발음..포항제철 불
  • 노병, 돌아오다
  • '완벽 몸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