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중구 다동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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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가계부채가 크게 증가했다.” 김동연
(사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각각 첫 번째로 꼽은 박근혜정부의 공과(功過)다. 김 후보자는 이명박(MB)정부에서 청와대 경제금융·국정과제비서관과 기재부 예산실장 및 2차관을, 박근혜정부에서 장관급 국무조정실장을 지내며 한때 MB·친박(친박근혜)계 관료로 분류됐던 인사였다.
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이틀 앞에 둔 5일 의원실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에서 박근혜정부의 잘한 점과 잘못한 점 각각 3개를 꼽았다. 먼저 공으로 “글로벌 금융불안에도, 역대 최고수준 국가신용등급 획득 등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한 점”과 “글로벌 저성장에 따른 수출 부진 등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달성한 점”, “우리경제의 근본적 체질 개선을 위한 시도로 구조개혁에 본격 착수한 점”을 꼽았다.
반면 과로는 “경기대응 및 부동산시장 활력 회복 과정에서 가계부채가 크게 증가해 대내 리스크가 확대된 점”과 “임금 정체, 노동시장 이중구조 지속 등으로 일자리 질적 개선이 미흡했고 지난해부터 분배지표가 다시 악화된 점”, “구조개혁 추진과정에서 사회적 공감대 형성 부족으로 잠재성장률 하락세 지속 등 성과가 가시화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또 박근혜정부의 이른바 ‘줄푸세’ 정책에 대해 김 후보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고 세계경제 저성장 기조 하에서 우리경제가 적정수준 성장세를 유지하는데 일정부분 도움이 됐다”면서도 “다만 고용없는 성장,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에 따른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줄푸세란 세금·정부 규모는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는 의미로, 불필요한 정부개입 최소화와 민간활력 회복을 통한 일자리창출을 위한 박근혜정부의 대표 경제정책이었다.
김 후보자는 박근혜정부의 핵심 입법과제였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규제프리존특별법의 제정은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각각 ‘의료 공공성 훼손’과 ‘일부 규제특례에 대한 환경·안전 침해’ 등의 우려 해소는 선행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또 박근혜정부가 추진했던 네거티브 규제 도입과 관련, 김 후보자는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이달 중 관계부처 합동 ‘네거티브 규제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내달부터 본격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박근혜정부의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해선 ‘노사 합의로 도입한 기관’과 ‘이사회 의결만으로 도입한 기관’에 맞게 다른 조처를 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노사 합의로 도입한 기관은 개선된 보수체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이사회 의결만으로 도입한 기관은 노사 합의에 의해 자율적으로 보수체계를 개편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성과연봉제 도입대상 119곳 가운데 48곳은 노사 합의에 실패해 이사회 의결만으로 도입했고, 이 중 30여곳은 노사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