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김정은 '위험한 밀착'…북러 '동맹' 수준 관계 격상 선언

19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
"침략 당하면 상호 지원"…군사협력 강화
러시아 모스크바서 정상회담 이뤄질지 주목
  • 등록 2024-06-19 오후 7:58:42

    수정 2024-06-19 오후 8:48:00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24년 만에 북한에서 정상회담을 개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 동맹 수준으로의 관계 격상을 전격 선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획기적’인 협정을 맺어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됐다고 평가했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관계가 새롭고 높은 수준의 동맹으로 격상됐다고 치켜세웠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새벽 북한 평양에 도착해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 (사진=연합)
러시아 타스·인테르팍스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북한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약 두 시간에 걸친 일대일 회담을 마치고 이 협정을 체결했다.

이로써 북러 관계는 선린 우호 관계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러시아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는 베트남, 이집트, 몽골, 남아공 등이다. 이번 협정 체결은 1961년과 2000년의 조약, 2000·2001년 각각 평양, 모스크바 북러 정상회담 후 나온 공동선언 등을 대체할 예정이다.

회담 뒤 푸틴 대통령은 북러 군사 밀착을 심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오늘 서명한 포괄적 동반자 협정은 무엇보다도 협정 당사자 중 한쪽이 침략당하면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새 협정을 토대로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며, 군사 기술 협력을 발전시키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평양시 김일성 광장에서 환영식이 열리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


김 위원장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새롭고 높은 수준의 동맹”으로 격상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두 정상이 서명한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 협정이 양국 관계에 있어 중요하고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다며, 새로운 다극화 세계 구축을 가속하고, 군사를 포함해 협력을 촉진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두 정상은 북러 정상회담을 기념해 선물도 주고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제 리무진 아우루스 한 대와 차(茶) 세트, 한 해군 장성의 단검을 선물했으며, 김 위원장은 다양한 예술품을 선물로 제공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김 위원장에게 아우루스를 선물하며 각별한 관계를 과시했다. ‘러시아판 롤스로이스’로 불리는 아우루스는 설계와 제작비만 1700억원이 투입된 러시아 최고급 차량이다.

다음 북러 정상회담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개최될지도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에도 김 위원장에게 “모스크바에 답방하기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2019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해 9월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두 번째로 만났다. 이날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국빈 방문하면서 세 번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두 지도자의 만남 주기는 4년5개월에서 9개월로 대폭 당겨졌는데, 북러 관계가 격상하면서 밀착을 가속하고 있어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이 빠르게 추진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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