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 기미 없는 금리’…산 지 1년 안 된 아파트 되파는 영끌족

올해 1~9월 사이 구매한 지 1년 안 된 아파트 판 3만 2721명
인천, 전국 평균에 2배 이상
집값 상승기 때 무리한 대출 구매 영향 탓
대규모 공급도 영향 준 듯
  • 등록 2022-10-20 오후 11:22:14

    수정 2022-10-20 오후 11:28:19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고금리’에 보유한 지 1년도 안 된 아파트를 되파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국에선 인천의 매도 비율이 가장 높았다.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0일 부동산R114가 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인천에서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주택·연립주택 등)을 되판 사람은 2만 9245명에 달했다. 이 중 4867명(16.6%)이 산 지 1년 안에 주택을 처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 집합건물을 매도한 37만 9527명 중 보유한 지 1년 안에 판 사람은 3만 2721명(8.6%)이었다. 수도권은 17만 3114명(8.7%), 비수도권은 1만 7631명(8.5%)였다. 수도권·비수도권 전국 평균을 고려할 때 인천에서 소유한 지 1년도 안 된 아파트를 되판 사례가 2배 이상이었다.

이는 지난해 주택 가격 상승기 당시 전국서 가장 높게 오른 인천지역 아파트값이 올해 급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금리 대비 자산가치가 크게 하락했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지역 아파트 가격은 20.38% 급등했다. 전국 평균치(12.46%)의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서울은 6.38% 경기 지역은 18.9%였다.

부동산 상승 국면에서 대출을 받아 인천에 주택을 마련한 영끌족 등이 오른 금리를 버티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가치가 하락한 부동산을 매매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락 국면서 대규모 물량 공급이 예고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인천에는 지난해 4만 3808가구가 분양됐다. 올해도 이와 비슷한 4만 5978가구의 분양 물량이 풀렸다. 내년에는 4만 4074가구, 2024년에는 2만 281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인천 아파트는 매매시장이 주춤한데다 추가 공급량도 늘어나고 있어 추후 하락세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대출 비중이 높은 ‘영끌족’은 금리인상으로 이자부담은 커지는 반면 자산가치는 떨어지자 빠르게 처분하는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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