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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는 “글로벌 전자 제조업에서 시장 지배적인 위치에 있는 일본이 반도체 핵심 소재 3가지의 한국 수출을 제한했다”며 “이는 한국의 반도체 생산을 억제하고 혼란을 야기하겠지만, 결국 중국에 새로운 무역 개척지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한국 IT 대기업은 일본 제품이 아닌 대체재를 찾기 위해 중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신문은 내다봤다.
신문은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 세계 최대 반도체칩 생산업체인 삼성전자가 중국이 만든 대체품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 소재산업단체 ‘전자화공신소재산업연맹’은 산둥성 빈저우시에 위치한 화학기업 ‘방훠그룹’(浜化集團)이 ‘불화수소산’을 한국으로부터 수주받았다고 지난 18일 밝힌 바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을 “숨겨진 가장 큰 위험”이라고 표현할 만큼 자체 기술 개발에 힘써왔다. 거기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일본의 조치는 중국에 큰 힘이 될 것이란 게 신문의 분석이다.
다만 중국산 소재가 당장 일본산 소재를 대체할 수는 없다. 반도체 업체들이 공정 변경과 테스트를 거치려면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한국이 반도체 소재를 중국에서 충당한다면 일본에도 타격을 줄 수밖에 없고, 이는 미국에도 부정적이다.
신문은 “중국의 지적재산권 보호와 기술 이전 등 문제를 볼 때 중국 공급망에 의존하는 국가들에 대한 안보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이나 일본, 대만의 기술을 보호하는 것이 미국 안보 상 이익에도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마크 뉴먼 번스타인 분석가는 “한국이 중국의 소재를 도입하게 되면 반도체 공급망 전체를 개발하려는 중국에만 이득이 될 수 있다”며 “이는 그들(중국 정부)만 돕게 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