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가본 골목 없이 발로 뛴 치안, `불법 담배 공장` 찾았죠”[인터뷰]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 신승국 팀장 인터뷰
서울 대림동 불법 담배 제조 공장 급습해 적발
주민 제보로 시작된 탐문 끝 피의자 8명 검거
“주민과 밀착…지역 치안 마중물 역할 할 것”
  • 등록 2024-10-24 오후 2:40:42

    수정 2024-10-24 오후 7:14:57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평생 이 동네에서 경찰관 처음 본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안 가본 골목이 없어요. 만난 주민들마다 00범죄가 일어났다, 엊그제 불 지른 사람이 있었다는 식으로 동네 이야기를 많이 들려줬습니다. 용의자를 찾는데 도움이 많이 됐죠.”

18일 서울 구로구 인근에서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 소속 신승국(오른쪽) 팀장과 김형태 팀원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황병서 기자)
지난 18일 서울 구로구 인근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 소속 신승국 팀장(경감, 50)은 최근 대림동 일대에서 불법 담배 제조공장을 적발한 배경에 대해 주민 제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기동순찰대가 창설되면서 영등포·대림 등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 치안 안정화 노력을 많이 해왔다”며 “노점·가판에서 불법으로 제조된 담배가 판매되는 것을 지난 6월에 두 건 적발한 뒤, 근처에 불법 담배 공장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는데 때마침 주민 제보가 들어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9월 중순께 불법 담배 공장의 대략적 위치만 제보를 받고 즉각 탐문에 돌입했다. 그러던 중 유독 연초 태운 냄새가 많이 나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작업반장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건물 안팎을 들락날락 하기에 뒤따라 가보니 그곳에 불법 담배 공장 공장이 있었다. 경찰은 지난 9월 12일 공장을 급습해 작업반장 등 8명을 검거하고 약 5000만원 상당 불법 담배와 제조 물품을 압수하는 성과를 올렸다.

신 팀장은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데 ‘커뮤니티 폴리싱’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커뮤니티 폴리싱은 경찰과 지역사회가 협력해 범죄를 예방하고 안전·질서를 유지하는 전략을 일컫는다. 지역 주민이 치안 서비스를 받는 수동적 존재로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동네를 지키는 능동적 존재로서 역할을 하는 방식이다. 신 팀장은 “기동순찰대가 이상 동기 범죄를 막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주민 밀착형 순찰 활동”이라고 말했다.

신 팀장이 속한 팀은 시장·달동네·경로당·고시원 등 안 가는 곳이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그간 주민과의 접점이 줄어든 터라 대면소통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 팀장은 “현금 다액 취급업소인 편의점, 금은방, 경로당 같은 곳에 가서 범죄 예방 교실을 열어 112신고 하는 요령 등을 알려 드리고 있다”면서 “도보 순찰 중에 얻은 정보를 갖고 해결 가능 한 문제는 바로 해결하고, 시간이 조금 걸린다고 하면 계획을 수립해서 접근한다”고 말했다.

신 팀장은 주민과 잦은 접촉이 수사 성과로도 이어졌다고 했다. 여성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자신이 전과자임을 내세우며 주인을 협박한 사람을 주민 제보로 찾아내기도 했다. 특히 관악구 신림동 한 고시원에서 벌어진 칼부림 사건의 용의자를 찾아내는 데도 주민 제보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거주자 대부분이 고시원에서 고시원으로 이동한다는 특징에 착안, 주민 제보를 중시한 결과다.

신 팀장은 지역 치안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으로 기동순찰대가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건이나 문제를 해결하고 찾아가면 ‘당분간 마음 편하게 잘 수 있겠다’는 식의 반응을 보여줄 때 보람이 생긴다”며 “도보순찰 등을 통해 지역 주민과의 연결 고리를 넓히면서 치안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기여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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