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북구` 이상헌, 무소속 출마 결심…"민주적 절차 버렸다"

경선 요구 거부되자 "백의종군 마음으로 나간다"
"선의를 역으로 이용하는 정당이 진보당" 비난
  • 등록 2024-02-28 오후 5:34:50

    수정 2024-02-28 오후 5:34:50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울산 북구를 지역구로 둔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다고 28일 밝혔다. 전날(27일) 윤종오 진보당 예비후보에 한 경선 제의가 사실상 거부되자 이 같이 결심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울산 북구에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하자는 민주당과 진보당 합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 의원은 울산 북구 재선 의원으로 민주당과 진보당 간 선거연대로 ‘본의 아니게’ 공천배제(컷오프)가 됐다. 민주당이 진보계열 정당과 통합비례정당을 꾸리면서 울산 북구 지역구를 진보당에 양보해주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반발했고 경선이라도 실시하자고 민주당과 진보당에 요구했다.

이날(28일) 이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결국 윤종오 후보가 진보당 중앙당을 핑계로 답변을 회피했다”며 “진보 진영의 승리를 위한 단일화를 주장하지만, 민주적 절차와 민심을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입장 발표에서 말했듯이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기로 결심했다”며 “이번 결정은 ‘비가역적’이자 ‘불가변적’인 결정으로 결코 가볍게 내린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우리는 진보 진영에 두 번의 양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선의를 오히려 역으로 이용하는 정당이 바로 진보당”이라며 “호의는 오히려 그들의 야욕에 의한 먹잇감으로 전락해 우리의 지역 민주주의와 민주당의 근본이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탄했다.

그는 “민주당의 깃발을 내걸고 나아가는 것보다 민주당의 정신을 가슴에 품고 출마하는 게 훨씬 고되고 힘든 여정이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울산 북구 민주당의 목소리를 더 크게 내고, 울산 북구가 상징하는 가치를 지키기 위해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에 대한 당부의 말도 했다. 그는 “저 혼자 잠시 떠나지만 저의 보좌진과 지역에서 함께할 선출직 의원들과 당원 중 단 한 명도 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모든 사람들에게 이번 일로 불이익을 주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오히려 소외된 울산 북구의 큰 상처를 넓은 마음으로 안아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3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이상헌 의원을 찾아 울산 북구 후보 무공천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이상헌 의원의 현 지역구인 울산 북구를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하겠다고 결정했다.(사진=뉴스1)
이상헌 의원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야권 단일화를 위해 당시 무소속이었던 윤종오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다. 윤 후보가 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하자 재보궐 선거를 통해 울산 북구 지역구 의원이 됐다. 21대 총선에서도 당선이 되면서 울산 북구 재선 의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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