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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국바이오협회 등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회사를 비롯해 국내외 바이오벤처들이 mRNA 백신 연구개발(R&D)에 뛰어들면서 전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노우메이드(knowmade)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mRNA 백신과 관련한 누적 특허는 3761건 존재하며, 누적 특허군(Patant family)은 489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도별 기준으로는 2009년 기준 9건의 특허군에서 2020년 79건으로 약 9배 증가했다.
mRNA 백신의 핵심은 ‘전달 기술’이다. mRNA 기반 의약품에 대한 아이디어는 1980년대부터 있어왔지만, mRNA가 본질적으로 불안정하고 뉴클레아제(핵산 분해효소)에 의해 분해되기 쉬워 체내 세포에 전달하는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국내 에스티팜, 삼양홀딩스 등 전달 기술 개발 착수
mRNA 백신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어떤 전달 기술을 확보하면 좋을지에 대한 과제가 남는다. mRNA 백신 제조에 필요한 기반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mRNA 백신 국산화를 앞당기기 위해 나서고 있다.
에스티팜(237690)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LNP를 사용한 mRNA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에스티팜은 불안정한 mRNA를 안정적으로 포장할 수 있는 5프라임-캡핑 기술인 스마트캡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개발하는 자체 백신은 숙주 세포와 결합하는 바이러스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 항원 외에도 제2 항원을 보강하고, 면역세포인 T세포의 반응을 증가시킬 수 있는 펩타이드 조각인 T세포 에피토프를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동아쏘시오 관계자는 “제네반트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은 LNP 기술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한다”면서 “자체적으로도, 이화여대와의 공동으로도 LNP 기술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벤티지랩은 mRNA 전달체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 mRNA를 LNP로 둘러싸는 공정에서 높은 수율을 기록했다. 김주희 인벤티지랩 대표는 “mRNA 백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를 둘러싸는 지질이 있어야 하고 이를 이용해 LNP을 제조할 수 있는 제제연구 기술이 있어야 한다”면서 “LNP가 가장 효과적인 전달 기술로 알려진 만큼 향후 유전물질을 담고 있는 백신, 치료제 제조에 해당 기술의 쓰임새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mRNA 기반 의약품의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어떤 전달체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고 규제당국이 어떤 전달체를 사용한 의약품을 승인해왔는지 개발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LNP를 전달체로 이용한 의약품은 온파트로(Onpattro) 한 건만 승인이 된 상태고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직 승인 사례가 없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규제당국의 부족한 경험은 mRNA 의약품 출시 성공이 전달체 기술에 크게 좌우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기업이 개발한 전달체 기술이 연구 히스토리가 짧고 학계에서 입증되지 않은 경우 심사 프로세스가 길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후발주자인 국내 기업들은 전달 시스템의 새로운 개발보다는 연구결과가 축적된 전달체 기술을 바탕으로 전달체의 대량생산과 mRNA 배합 및 적응증 개선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