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株 폭등에 사과한 펀드매니저…"예상 못했다"

올해 코스닥 15% 상승 중 에코프로주가 10% 기여
고금리·경제 우려 속 과도한 시장 쏠림 현상 예측 못해
"시장은 가장 비싼 섹터에서 비싼 종목 공격적 대응"
"올해는 공격보다 수비 중요…언젠가 기회 올 것"
  • 등록 2023-04-11 오후 5:33:57

    수정 2023-04-11 오후 5:34:37

타이거자산운용 홈페이지 캡처.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예상을 뛰어넘은 에코프로(086520) 그룹주의 폭등세를 좇지 못한 펀드 매니저의 사과문이 나왔다.

이재완 타이거자산운용 대표는 11일 고객과 프라이빗뱅커(PB)를 대상으로 한 고객레터에서 “시장의 상승이 짧은 시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올해 코스피는 5%, 코스닥은 15%나 올라 단기 전망이 틀렸다”며 “코스닥은 15% 상승 중 10%가 단 2개 종목만으로 만들어졌고, 시장의 과도한 쏠림 현상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언급한 2개 종목은 코스닥 시총상위주인 에코프로비엠(247540)에코프로(086520)로 추정된다. 연초 이후 이날 종가 기준 에코프로는 무려 646.60%, 에코프로비엠은 219.76% 폭등했다.

이 대표는 “고금리 상황, 이로 인한 여러 경제 부작용을 고민하던 상황에서 이 같은 ‘시장의 쏠림’이 발생할 가능성을 미처 생각하지 못해 (펀드가)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예로 2차전지 섹터를 다음 단계별로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금리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고, 더 비싼 전기차 수요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봤다. 미국 보조금과 성능 우위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이어지겠지만 금리 대비 매력도가 크지 않은 만큼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2차전지 관련주 매수를 이어가려고 했다”며 “그렇지만 시장은 지난 두 달간 낮은 가격이 아닌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는 2차전지 소수 종목만 다른 세상으로 보내 당혹스럽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다가올 경기 침체에 대비해 주식 매수에 대해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었지만 시장은 반대로, 가장 매력 있지만, 가장 비싼 섹터에서, 가장 비싼 종목들을 가장 공격적으로 대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타이거자산운용은 장기 투자 측면에서 시장의 쏠림, 왜곡이 있는 상황에서 기존에 보고 있던 주식들을 더 싼 가격에 매수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는 공격보다 수비가(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한 해”라고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섣부른 행동을 할 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고금리로 인한 부작용이 조금씩 나오고 있고, 통화량의 축소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 시장이 좋아질 수 있는 환경과 그렇지 않은 환경이 5대 5라고 보는 점을 참고해달라”고 했다. 이어 “시장의 왜곡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시장의 모습에 적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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