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지난 22일 확인되면서, 정부가 항바이러스 치료제와 3세대 백신 등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최대 3주(21일)로 길고 무증상 단계에선 유전자증폭(PCR) 검사로도 판별하기 어렵다. 이로인해 해외 출입국 관리만으로는 국내 유입을 막기 어려워, 치료제 및 백신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원숭이두창의 전 세계 확산으로 치료제 및 백신 제조업체도 관심을 받으며 이들 기업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3일 중앙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먹는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마트’ 약 500명분을 7월 중 도입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해외에서 유일하게 허가받은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국내에선 성인이나 13㎏ 이상 소아 환자에게 우선 사용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국들이 테코비리마트 도입에 나서면서, 제조사인 미국 시가 테크놀로지스 주가(종가 기준·나스닥)는 영국에서 첫 원숭이두창 환자가 확인된 직후인 5월 9일 7.61달러에서 이날 12.44달러로 한달여만에 63.5% 상승했다. 같은기간 나스닥 지수는 4.9%(11623.25→11053.08) 하락했다.
| 원숭이두창 먹는 항바이러스제 ‘테코비리마트’. (사진=미국 시가테크놀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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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3세대 백신인 ‘임바넥스(미국명 진네오스)’의 제조사인 덴마크 바바리안노르딕 주가도 원숭이두창 유행 이후 두 배 이상 급등했다. 임바넥스는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덴마크 코펜하겐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바바리안노르딕 주가는 5월 9일 115.80크로네(DKK)에서 이날 235.80크로네로 한달여만에 103.6% 급등했다.
원숭이두창은 해외 출입국 관리를 통한 국내 유입 차단이 어려워 치료제와 백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최대 3주(21일)로 길고, 무증상 단계에선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감염 여부를 판정이 어렵다. 이로인해 국내 입국 후 증상이 나타나거나, 피부 및 성(性)접촉 등 밀접 접촉한 경우 치료제나 백신이 필요할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밀접 접촉 후에도 3세대 백신을 접종하면 발병해도 증상이 약화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