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민주주의 시작” 음난가그와, 내일 임시 대통령 취임

  • 등록 2017-11-23 오후 4:49:39

    수정 2017-11-23 오후 4:49:39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짐바브웨 부통령. 사진=AFP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에머슨 음난가그와(75) 전 부통령이 37년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축출 후 새로운 지도자로 추대됐다.

외신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귀국한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수도 하라레의 집권여당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 당사로 이동해 당사 밖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귀국 후 처음으로 연설했다.

파랑 양복을 입고 마이크 앞에 선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오늘 우리는 민주주의가 펼쳐지는 새로운 시작을 보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다른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이 민주주의라는 단어를 꺼낸 것은 무가베 전 대통령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37년간 집권하며 인권 탄압과 독재정치를 해온 무가베 전 대통령과 차별화해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것이다.

음난가그와 전 대통령은 망가진 짐바브웨 경제를 재건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이 나라에서 평화를 원하고 국민을 위한 일자리도 원한다”며 “짐바브웨 국민이 힘을 합쳐 경제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짐바브웨 국민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물가상승과 만성적인 실업, 식량난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이달 6일 해임된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그동안 신변 안전을 이유로 해외에서 도피 생활을 했고 24일 하라레에서 대통령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약 2주만에 귀국한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는 국민의 큰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와 경제 회복 등에서 회의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음난가그와가 무자비하고 과격한 태도 ‘악어’라는 별명을 지녀 ‘제2의 무가베’로 독재정치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이 군부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고 무가베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오랫동안 통해왔다며 “음난가그와가 짐바브웨의 자유화를 이끌지 못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짐바브웨 최대 투자국인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군부 쿠데타를 주도한 콘스탄틴 치웬가 군부 수장이 쿠데타 직전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인민해방군 지휘부와 만난 점에 주목해 중국이 쿠데타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최근 보도했다.

음난가그와는 중국에서 유학한 경험도 있다. 그는 독립전쟁에 나서기 전인 1960년대 중국에서 군사훈련을 받았으며 중국 공산당이 운영하는 기관에서 이념 교육도 수료한 전력이 있다. 2015년 중국 방문 기간에 위안화를 짐바브웨 법정화폐로 삼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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