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美뉴욕 강행군…북핵공조·평창홍보 쌍끌이 외교전(종합)

19일 뉴욕방문 이틀째…IOC위원장 면담 평창 성공 논의
영국·체코·세네갈과 연쇄 정상회담, 북핵외교 다변화
  • 등록 2017-09-20 오후 4:33:44

    수정 2017-09-20 오후 4:33:44

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유엔 본부 사무국에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에게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선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욕=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현지시간 19일 북핵공조와 평창홍보라는 쌍끌이 외교전에 나섰다. 이는 북핵외교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를 이끌어내고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기 위한 것. 특히 북핵외교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기존 한반도 4강 중심의 외교에서 벗어나 유럽과 아프리카로 지평을 넓혔다.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영국, 체코, 세네갈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 물론 21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이어 한미일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지만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폭넓은 국제사회의 공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조치다.

“바쁘다 바빠” 文대통령, 영국·체코·세네갈 정상회동에 이어 주요국 정상과 오찬

문 대통령은 우선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첫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와 한영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추진 문제 등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회담은 영국을 마지막으로 국제사회의 파워국가인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정상 모두와 양자회담을 마무리했다는 의미도 남다르다. 문 대통령과 메이 총리는 앞으로 안보리를 중심으로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한편, 북핵문제가 평화적인 방식으로 조속히 근원적이고 포괄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해나가기로 했다. 또 브렉시트 이후 양국간 단절없는 통상관계 정립을 위해 한영 FTA 체결 추진 문제도 검토하기로 했다.

체코 첫 직선 대통령인 밀로쉬 제만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북핵문제를 비롯한 공동관심사를 폭넓게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체코가 ‘프라하의 봄’, 한국이 ‘서울의 봄’을 각각 겪으며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점이 유사하면서 북핵문제의 평화적 방식 해결에 대한 체코의 협력을 요청했다. 제만 대통령은 북핵문제와 관련, “대규모 군사작전을 통해 해결하는 것은 무고한 시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며 “한국도 독일과 같은 평화적 통일을 소망한다”고 화답했다.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세네갈이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입장을 지지해 온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아울러 이번 회담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아프리카 국가와의 정상회담이다. 살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 등 북핵문제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아울러 안토니우 쿠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본부에서 주최한 주요국 정상들과의 공동오찬에서 북한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평창 홍보전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구테레쉬 사무총장, 트럼프 대통령, 아베 총리를 비롯해 요르단, 라이베리아, 기니, 리투아니아, 터키, 스위스, 에콰도르 정상이 참석했다.

‘평창 홍보대사’ 文대통령,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총력전

문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최대 스포츠이벤트인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도 전력을 기울였다.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 것. 문 대통령은 영국, 체코, 세네갈 등 주요국 정상들과의 회동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마스코트나 유니폼을 선물하며 관심과 지원도 요청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의 면담에서는 북한의 최근 도발에 따른 평창 동계올림픽의 안전 개최 문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제출한 유엔 총회 휴전결의안이 11월 13일 예정대로 많은 국가들의 지지 속에 채택이 된다면, 안전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고 북한이 참여하게 된다면 안전은 더욱더 보장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1988년 한국은 분단국가로서 의미 있는 하계올림픽을 치러내 세계 냉전구도의 타파에 기여했고 남북대치 상황 속에서도 아세안 게임, 월드컵 등 많은 국제 스포츠대회를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며 “한반도의 안보 상황이 불안한 이때에 세계가 하나 되어 평창올림픽을 보란 듯이 성공시키면 안보 불안을 씻어내고 지역 내 평화와 안전을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만 8개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개별 행사 종료 이후에는 유엔총회에 따른 도심 교통난을 우려해 도보로 이동하는 이색적인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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