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런던 대영 박물관의 ‘파르테논 마블스’ (사진=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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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그리스 정부가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이 ‘파르테논 마블스’ 반환 조건으로 대체 유물 제공을 제안했다. 리나 멘도니 그리스 문화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조각품이 아테네에서 재결합하게 되면 그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을 순회 전시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최근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번진 파르테논 마블스 반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리스 정부가 먼저 타협안을 제시한 것이다. 멘도니 장관은 “반환 대가로 제공하는 유물은 영국 박물관의 그리스 갤러리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르테논 마블스는 그리스가 오스만제국에 점령됐던 19세기 초 당시 주재 영국 외교관이었던 토머스 브루스(엘긴 경)가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에서 떼어간 대리석 조각들이다. 유물은 그의 이름을 딴 ‘엘긴 마블스’로도 불리며 200년 넘게 영국 박물관을 대표하는 유물로 자리 잡았다.
그리스는 그동안 고대 그리스 문명의 대표 유적인 파르테논 신전의 부속물인 파르테논 마블스를 되돌려 받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올해 초에는 양국 간 반환 협상이 급물살을 타 곧 타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최근 키리아코스 마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의 계속된 조각상 반환 압박에 발끈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정상회담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일방적으로 취소하면서 갈등이 격화했다.
한편 파르테논 마블스 반환 대가로 받을 대체 유물로는 3500년 전 황금 가면인 ‘아가멤논의 가면’이 거론되고 있다. 멘도니 장관은 “대영 박물관에 대한 법적 조치 대신 대화와 문화·외교적 노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게 그리스 정부의 의지이자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년 동안 조각품의 그리스 반환을 반대했던 사람들조차 이제 우리의 요구를 지지하고 있다”며 파르테논 마블스 반환을 낙관했다.
가디언은 그리스 정부가 파르테논 마블스 반환 문제를 둘러싼 격렬한 대립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영국 국민의 64%가 파르테논 마블스의 그리스 반환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