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1~14단지가 재건축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올 들어 목동 신시가지 11개 단지가 안전진단의 문턱을 넘으면서 사업 추진에 잰걸음이다. 목동택지개발지구만 해도 14개 단지 2만6000여 가구에 달하다 보니 동시에 사업을 추진할 수 없으리란 전망이 확산하자 하루라도 먼저 사업을 진행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전체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분위기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 서울 양천구 목동 7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
|
4일 목동 신시가지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안전진단 통과 이후 사업 설명회가 자주 열리고 있고 매수 문의도 늘었다”며 “앞단지와 뒷단지에서 각각 한 개씩 허가해주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오면서 재건축을 빨리 추진하자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합리화 방안 발표 이후 올해 목동 신시가지 3·5·7·10·12·14단지, 신시가지 1·2·4·8·13단지 등 11개 단지가 차례로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아직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신시가지 9·11단지도 조만간 안전진단을 신청할 예정이다.
실제로 목동 12단지 아파트는 지난달 31일 양천구청에 정비계획 입안을 제안했다. 지난 1월9일 안전진단 문턱을 넘은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정비계획 입안 제안까지 나선 것이다. 제안서에는 최고 35층 높이, 3000가구 안팎의 규모로 재건축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목동 14단지는 신탁방식 재건축 추진을 확정하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지난달 말 KB부동산신탁과 신탁방식 재건축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재건축추진위원회가 주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0% 이상이 신탁방식에 찬성했다. 목동 7단지는 소유자 대상 재건축 주민 설명회를 연 데 이어 신탁 사업 방식과 조합 방식에 대한 비교 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목동 재건축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단지가 워낙 많다 보니 주말마다 각 단지에서 설명회를 진행하고 동의서를 걷고 있다”며 “양천구청에서 정비계획입안에 대해서는 모두 받겠다고 해 빨리 추진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재건축 공사 착수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목동 재건축 사업이 한꺼번에 몰린다면 인근 집값 급등은 물론 이주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해당 지자체는 물론 서울시까지 속도 조절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목동 재건축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 관리처분 인가를 누가 먼저 받느냐에 따라 사업 진행 속도가 몇 년씩 차이 날 수 있다”며 “목동뿐만 아니라 1기 신도시, 상계 등 대규모 단지가 모여 있는 곳은 속도전이 중요해질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