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얀마와 진행하려던 모든 고위급 회담을 중단하고, 미얀마 군부의 자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지난 수년 간 미얀마에서 민주주의를 구축하기 위한 부던한 노력이 있었지만 최근 며칠 사이 군부가 행한 일 때문에 모든 뉴질랜드 국민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뉴질랜드는 우리가 해야할 일을 할 것이며, 그 중 하나는 고위급 대화를 중단하고 미얀마에 투자한 자금이 어떤식으로든 군부를 지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얀마 군부의 뉴질랜드 입국을 금지하고 약 3050만달러 규모의 미얀마에 대한 경제원조 중 군부 통제를 받는다거나 그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주는 일은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던 총리는 또 미얀마 군부가 강제 구금한 모든 정치 지도자에 대한 석방을 촉구하며 “국제사회는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강력히 규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엔(UN) 인권이사회가 특별 총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뉴질랜드의 대응은 미얀마 군부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평이다. 상당수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등과의 관계까지 고려해 “내정 문제”라며 미얀마 쿠데타를 외면하거나 간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과는 대비된다.
일본도 경제지원 중단 또는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전날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일본 정부는 미국과 유럽 등 국제사회 동향을 신중히 지켜본 뒤 미얀마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중단 혹은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정문제라며 선긋기에 나섰던 필리핀 역시 기존 입장을 뒤집고 이전 상황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필리핀은 미얀마의 완전한 민주주의를 향한 진전을 지지해왔으며 영토 보전과 국가 안보를 위한 군의 역할과 미얀마 역사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의 일관된 역할을 인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민주적 과정의 실현은 이전 상황의 완전한 회복을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을 당시까지만 해도 해리 로케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어디까지나 내정 문제다. 참견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