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 삼계탕 대신 먹는 치킨'... 보양식일까?

치킨은 열량 높고 단백질도 풍부하지만 무기질과 비타민 부족
튀긴 음식은 폐·기관지를 건조하게 해 오히려 풍열 유발할 수도
보양식으로는 다소 미흡, 샐러드 등 보조할 식품 곁들여야
  • 등록 2020-08-12 오후 4:37:37

    수정 2020-08-12 오후 4:37:3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최근 여름철 보양식 풍속도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부터 오랜 기간 이어져오던 ‘복날=삼계탕’이라는 인식이 흐려지면서 삼계탕 대신 대체 보양식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그 중 같은 닭을 주재료로 하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치킨이 복날 보양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치킨이 들어오게 된 유래는 한국전쟁을 거치고 외국과 교류가 활발해진 가운데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온 이들이 70년대 초 미국 남동부식 치킨을 들여와 팔기 시작한 게 시초라는 의견이 주류다. 치킨은 이후 국내 시장에 맞게 개량돼 대표적 서민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는 우스갯말로 ‘치느님’, ‘1인 1닭’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로 치킨은 많은 이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발맞춰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업체들도 저마다 공격적인 복날 마케팅을 내놓고 있다. 실제 한 치킨 브랜드에 따르면 올해 초·중복 기간에 전년 대비 매출이 각각 25%, 50%씩 큰 폭으로 올랐다고 한다.

그렇다면 실제로 치킨은 삼계탕을 대체할 만큼 보양 효과가 있을까. 한의학적으로 치킨은 따뜻한 성질을 띈 닭고기의 특성상 신체의 기를 보하고, 여름철 소진된 기력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치킨은 대개 고온의 기름에 튀긴 음식이다. 한방에서 튀긴 음식은 체내에 보다 높은 열을 축적시킨다고 본다. 이는 곧 폐와 기관지를 건조하게 만들어 풍열(風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풍열이란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서 신체에 열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몸에 풍열이 발생하면 간이나 폐, 눈 등 많은 신체기관에 영향을 줘 다양한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풍열이 몸에 쌓이면 오한과 동시에 기침과 갈증이 나고 누런 설태가 끼는 등 전반적인 호흡기 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

영양학적으로도 치킨은 열량이 높고 단백질, 탄수화물 등 여러 영양소가 풍부해 영양보충이 가능한 간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무기질과 비타민이 부족하고 무엇보다 고열량에 콜레스테롤이 높아 건강식의 개념으로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치킨은 고지방 음식이다. 고지방은 간 건강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간 수치를 정상범위보다 상승시킨다. 근본적으로 우리 몸의 피로도를 조절하는 간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반적인 일상을 유지하기 어렵다. 결론적으로 치킨은 여름철 건강관리를 위한 보양식으로는 적절치 않으며, 기호에 따라 적당히 즐기는 게 알맞다고 할 수 있다.

치킨과 어울리는 음식으로는 대파가 있다. 대파는 치킨의 부족한 비타민을 채워줄 수 있어 ‘파닭’처럼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이다. 혹은 브로콜리와 토마토 등 비타민C,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채소류를 샐러드로 곁들여 먹길 추천한다.

자생한방병원 강만호 원장은 “치킨은 나트륨, 지방 등의 함유량이 높아 보양식으로 보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며 “건강을 위해서는 샐러드와 곁들여 먹거나 이른바 ‘치밥’처럼 반찬 가운데 하나로 즐길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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