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적으로 이뤄진 예비군 총기난사…범행 암시 징후도

사고 당시 사격 통제장교·조교 병사 모두 몸 피해
3~4월 친구에 '예비군 실탄사격' '난 저 세상 사람' 등 문자
사격 전부터 1사로 배치 요구…"안전고리 결속여부 미확인"
  • 등록 2015-05-14 오후 6:27:37

    수정 2015-05-14 오후 7:35:38

가해자 최모씨가 총기를 난사한 내곡동 예비군 사격훈련장 1사로의 모습.
[이데일리 최선 기자] 서울 내곡동 예비군 동원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고가 사실상 계획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육군 수사당국이 결론을 내렸다. 가해자 최모(23) 씨가 총을 난사한 데는 10초가 걸렸으며, 단발로 조준사격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갑작스런 사고에 현장에서 사격을 통제하던 장교와 병사 조교들은 미처 손을 쓰지 못했다.

육군 중앙수사단은 14일 중간수사 발표를 통해 “가해자 최씨가 첫발부터 마지막 발까지 총기를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데까지 10초가 걸렸다”며 “총기를 단발로 설정한 채 조준해서 사격을 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육군이 수사한 내용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13일 오전 10시 37분께 사격장 1사로에서 표적지를 향해 1발을 발사한 뒤 갑자기 뒤로 돌아서서 부사수로 대기 중이던 예비군 윤모(24) 씨에게 총을 쐈다. 이어 최씨는 방향을 왼쪽으로 틀어 옆으로 엎드려쏴 자세를 취하던 2, 3, 5사로 예비군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4사로 예비군은 10발 사격을 일찍 끝낸터라 대피할 시간이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당시 사격훈련을 통제하던 대위급 장교 2명과 병사들은 사로 뒤 경사면에 몸을 피했다. 중앙통제관을 맡은 또 다른 대위급 장교 역시 총성이 중단될 때까지 통제탑 벽면에 대피했다가 이후 현장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군 관계자는 “좌우에 배치돼 있는 통제 장병은 우발상황이 발생하면 현장에서 제압하는 것이 기본지침”이라면서 “이들이 먼거리에 있다 보니 위협을 느끼고 즉각 조치하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육군은 가해자 최씨가 사격훈련 전부터 범행을 계획했던 정황도 포착했다. ‘내일 사격한다. 다 죽여버리고 나도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긴 데다, 최씨가 입소전인 3~4월 중에 친구에게 ‘나는 저 세상 사람이야. 안녕’ ‘예비군이야. 실탄사격하는 날 말하지 않아도 예상’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10차례 보낸 것으로 확인된 때문이다.

아울러 최씨는 사격 전날부터 조교에게 “1사로가 사격이 잘 맞는다고 한다. 1사로에 사격하고 싶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격 당일에는 주변 동료 예비군에게도 비슷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사로는 사격장 맨 왼쪽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좌측에는 제지할 동료가 없었다.

최씨가 범행을 위해 의도적으로 총기를 거치대 안전고리에 결속하지 않았는 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육군 관계자는 “사격통제 구호에 ‘안전고리 결속’이라는 게 있는데 이때 예비군이 안전고리를 채우게 돼 있다”며 “이를 조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데 인근 조교는 최씨가 손으로 만지는 걸 보고 채웠다고 판단했다. 걸었다가 푼 것인지 아예 걸지 않은 것인지는 확인이 안 된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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