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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센터는 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미 1유로당 1달러 수준에 임박한 상황으로 조만간 패러티를 하회할 여지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지난 2일 1유로당 1.02달러 수준까지 내려갔다가 1.03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7일 기준으로 지난해 이후 달러대비 유로의 가치는 6.3% 떨어졌다.
패리티 시기가 임박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글로벌 외환 시장에서는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 성향이 강한 투자주체들이 유로 매도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이후 투기적 성향의 거래자들의 유로 선물 포지션은 순매도로 전환됐고, 특히 미국 대선 이후에는 매도세가 눈에 띄게 강해졌다. 최근에도 7만 계약 가까운 순매도 포지션을 유지하며 유로의 추가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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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의 약세는 대내외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신정부의 보편 관세 부과 등 무역 정책 시행에 대한 우려와 달러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부진한 경제 성장 △독일과 프랑스 등 주요국들의 정치 불안 △미국 대비 낮은 정책금리 등이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국금센터는 분석했다.
김용준 국금센터 전문위원은 “주요 투자은행들은 미국 대선 이후 유로가 7% 내외로 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며 “패리티 하회 시 글로벌 외환 시장의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김 전문위원은 패러티를 일시 밑돌더라도 큰 폭으로 하회하거나 장기화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신정부의 무역정책 불확실성과 그동안 누적된 달러 강세에 따른 부담감으로 달러의 추가 강세 폭이 크지 않을 수 있고, 유로존 주요국들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 조치가 효과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 개입에 나서거나 수출 기업들의 부담 등을 우려한 미 신정부가 달러 강세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한편, 유로가 1999년 출범 이후 패리티를 하회한 것은 2000년 2월부터 2002년 11월과 2022년 8월에서 같은해 11월까지 두 차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