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2대 총선에서는 곳곳에서 ‘텃밭’을 깨고 역전 드라마가 펼쳐진 지역구가 있다. 이번 총선에서 ‘초접전지’로 분류되던 수도권과 PK(부산·울산·경남) 지역 일부에서는 1%포인트 차이로 당선자가 갈렸다. ‘험지’를 뚫고 신승을 이룬 후보들도 있다.
| 김태선 민주당, 김재섭 국민의힘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
|
서울 도봉갑은 김재섭 국민의힘 당선인이 4만 6374표를 얻어 득표율 49.05%로 안귀령 민주당 후보(4만 5276표·47.89%)에 승리했다. 1.16%포인트 격차, 1098표 차이 신승이다. 도봉갑은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지난 18대 총선 당시 ‘뉴타운 바람’이 불던 때 외에 내리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곳이었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15대 총선부터 3선을 했고, 그의 아내인 인재근 민주당 의원이 19대, 20대, 21대까지 3선을 했다.
도봉갑의 ‘변심’은 무연고 공천에 있었다. 안 후보는 사전투표에서 6584표를 얻어 김 후보(4600표)를 크게 앞섰지만, 본투표에서 결집한 보수 지지층을 넘어서지 못했다. 안 후보는 22대 총선 선거 유세를 돌며 ‘여기가 무슨 동이냐’는 시민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김 당선인은 도봉갑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 도봉갑 당협위원장으로 오랫동안 활동한 인물이다.
울산 동구에서도 초접전 승부로 당선자가 갈렸다. 김태선 민주당 당선인은 3만 8474표(45.88%)로 권명호 국민의힘 후보(3만 7906표·45.20%)를 0.68%포인트 격차(568표 차) 제치고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울산 동구는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이 위치해 노동자 유권자가 많지만 20대 총선에서 김종훈 전 진보당 의원이 당선된 이후 대부분 총선에서 보수 정당 후보가 승리한 곳이다. 이번 22대 총선에서는 사상 최초로 민주당 의원이 탄생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출신인 김 당선인은 2020년에 이어 두 번째 도전 만에 총선에서 승리했다. 4년간 바닥을 다진 덕에 이장우 노동당 후보와 야권 단일화에 실패했음에도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총선 254개 지역구에서 가장 적은 표차로 승패가 갈린 곳은 경남 창원진해다. 이종욱 국민의힘 당선인은 이 지역구에서 5만 1100표(50.24%)를 얻어 황기철 더불어민주당 후보(5만 603표·49.75%)를 497표 차로 이겼다. 득표율 격차는 0.49%포인트다.
경기 용인병에서 부승찬 당선인(8만 1538표·50.26%)이 고석 국민의힘 후보(8만 687표·49.73%)를 0.53%포인트(851표 차)로, 서울 마포갑에서 조정훈 국민의힘 당선인(4만 8342표·48.30%)이 이지은 민주당 후보(4만 7743표·47.70%)를 0.6%포인트(599표 차)로 이겼다.
부산 사하갑에서는 이성권 국민의힘 당선인이 0.79%포인트(693표 차)로, 인천 동구미추홀을에서는 윤상현 국민의힘 당선인이 0.89%포인트(1025표 차)로 승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