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항보안검색서 놓친 '칼', 꺼내도 처벌 못한다?

[사각지대 놓인 항공보안법]
보안 검색 후 터미널·계류장 등 적발해도 처벌 못해
법 사각지대 놓여…항공기 반입 외 처벌 근거 마련
반입금지 적발 건수, 지난 7월말 228만건에 이르러
항공기 내에서 실탄·칼 등 흉기 적발건수 급증 추세
  • 등록 2023-09-21 오후 6:48:34

    수정 2023-09-21 오후 7:29:20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지난 4월 한 중국인이 보안검색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터미널에서 항공기 반입금지 물품인 과도를 이용해 종이 박스에 붙은 테이프를 제거하다 적발됐다. 하지만 법 공백 탓에 해당 중국인은 별 처벌 없이 출국했다.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항공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반입금지 물품 적발 건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다만 현재 항공보안법상 ‘보안검색 통과 이후부터 항공기 탑승 이전’까지 실탄이나 흉기 등을 적발해도 처벌할 근거가 없어 항공보안법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이데일리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강대식 의원(국민의힘)으로부터 받은 최근 6년간(2018년~2023년 7월) ‘인천국제공항 내 보안검색 중 항공기 내 반입금지 물품 적발 건수’는 총 1214만 6878건이었다. 이중 대부분인 85.9%(1043만 7040건)는 모사총기, 칼·가위, 라이터, 액체류 등 일반금지물품이었다. 총기류, 실탄류, 15㎝이상 도검류, 전자충격기 등 안보 위해 물품은 1.4%(1753건)이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특히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한 후 적발 건수는 급증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8년, 2019년 적발 건수는 연 330만~350만건 수준이었다. 이후 코로나19 유행 시기인 2020년과 2021년에는 88만, 46만여건으로 크게 줄었지만 지난해 166만, 올 상반기(7월)까지 228만건으로 지난해 전체 건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실제 올해만 해도 항공기 내에서 실탄과 칼이 잇따라 발견돼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항공기 내에서 이 같은 ‘위해 물품’이 발견된 것 자체도 문제지만 보안검색 이후부터 항공기 탑승 이전까지 터미널, 계류장, 활주로 등에서 반입금지 물품을 적발·발견하더라도 항공보안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현행 항공보안법은 항공기에 위해 물품을 반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공항 보안 검색대를 지나기 전과 항공기에 탑승했을 때만 적용받을 뿐 보안검색대를 지나면 처벌할 규정이 없어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실제 지난 4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3층 45번 탑승구 앞에서 중국 국적의 여성이 종이박스 테이프 제거과정에서 과도를 사용하는 것을 항공사 직원이 발견 후 신고했다. 하지만 해당 여성은 별 처벌 없이 정상적으로 출국했다. 지난 2019년 2월에는 제주항공 사이판행 탑승객이 항공기 탑승 전 탑승구에서 자녀의 필통에 들어 있던 플라스틱 커터칼을 승무원에게 자진 신고했다. 하지만 소지자는 별다른 처벌 없이 정상 출국했다.

이 때문에 보안검색이 완료된 구역, 활주로, 계류장 등 ‘공항시설 보호 구역’까지 위해 물품 반입행위 금지 범위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강대식 의원은 “현행법상 위해 물품을 항공기에 반입할 때만 처벌 규정이 있다”며 “보안 공백을 없애기 위해 보호구역에도 위해 물품 반입에 따른 처벌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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