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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하락세를 포함하더라도 1월 한달간 삼성전자는 무려 10.3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의 상승률(8.44%)보다도 가파른 오름세였다. 상승원동력은 외국인의 매수세였다. 외국인은 1월 삼성전자를 2조 2178억원 사들였는데, 특히 지난 3일부터 30일까지 18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의 러브콜은 반도체 감산에 대한 기대 탓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시장 기대치를 37.4% 하회하는 4분기 영업이익을 잠정 공시한 바 있다. 예상보다도 부진한 실적의 원인은 반도체로 지목됐다. 이에 ‘인위적 감산은 없다’라는 입장을 고수하던 삼성전자도 변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왔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이 이미 감산을 발표한 만큼 기조를 바꿀 것이란 전망이었다.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시장 기대치 대비 낮은 실적은 메모리 부문 둔화에 기인하고 메모리 수익성은 금융 위기 이후 저점에 근접했다”며 “삼성전자의 감산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공식적인 감산 결정 언급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시장은 감산을 기정사실화해왔다”면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며 매물이 출회했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은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차츰 개선되는 데다 삼성전자가 설비 재배치 등 자연적인 감산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여전히 ‘매수’를 외치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은 직접적인 감산 메시지가 나오지 않은 데 따른 실망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일시적 조정”이라며 “이미 인위적 감산은 시기적으로 늦은 만큼, 기업 입장에선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올해 3분기 고객들의 재고 재축척이 시작되고 4분기에 수요가 회복해 반도체 업황이 서서히 살아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아직 최악의 업황이지만, 여전히 주가는 저점 수준이라 분할 매수시기라는 전망은 변함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