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호 ‘패스트트랙 수사’ 출석…“경찰 출석은 놀이 아냐”

17일 오후 영등포서 출석
"의원으로서 법 앞에 모범을 보여야"
"나경원 원내대표 '놀이' 발언 유감"
  • 등록 2019-07-17 오후 5:03:44

    수정 2019-07-17 오후 5:03:44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고소·고발’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윤 의원은 17일 오후 3시 51분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윤 의원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영등포서 지능범죄수사과 지능범죄수사팀에서 국회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고소·고발 사건과 관련해 조사를 받는다.

윤 의원은 경찰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경찰 조사 불응 방침을 지적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여당과 일부 야당 의원들이 사실상 경찰에 견학 한 번 갔다 오는 소위 ‘출석놀이’로 야당을 겁박하고 있다”며 경찰 조사에 불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윤 의원은 “나 원내대표가 (경찰 출석을 두고) ‘놀이’라고 하던데, 이는 놀이가 아니다”라며 “누구든지 고소·고발 사안이 있으면 거기에 맞게끔 성실하게 조사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두고 ‘야당 겁박’이라든지 ‘놀이’라든지 표현한 부분은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윤 의원은 “국회의원은 누구보다 법 앞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국회의원이자 양심을 가진 인격자로서 그날(4월 26일) 있었던 일에 대해 자세하게 국민들에게 설명드려야 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또 해당 충돌이 의안을 정상적으로 접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며 자신은 오히려 폭행을 당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 의안실 자체가 마비가 되고 봉쇄된 상태에서 당시 원내부대표 일원으로 정상적으로 의안을 접수하려고 했다”며 “오히려 안 보이는 부분에선 제가 발로 차이고 폭행을 당했는데 여기 왜 오게 됐는지 마음이 벙벙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지난 4월 26일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앞에서 발생한 충돌 건과 국회 의안과 주변에서 발생한 충돌 사건에 대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앞서 이날 오전 영등포서에 출석했던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에 출석한 지 약 6시간 만인 이날 오후 3시 48분쯤 조사를 마쳤다. “법을 만든 국회의원으로서 성실하게 경찰 조사에 임하지 않고 표적수사 등 잘못된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국회의원이 하면 안 되는 일”이라며 “당시 맞닥뜨렸던 물리적 충돌 상황 전체에 대해 있는 그대로 진술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물리적 충돌 사태에 대해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사건을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감금 △국회 의안과 사무실 점거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실 앞 충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 앞 충돌 등 크게 4개로 나눠 수사 중이다.

경찰은 현장이 찍힌 1.4TB(테라바이트) 분량의 동영상을 분석하고 있으며 발생 순서대로 피고발 의원들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이 야당에 대한 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먼저 소환 통보를 받은 4명을 포함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현재까지 경찰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국회의원이 현행범이 아니라면 회기 중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체포 특권 때문에 경찰의 강제 수사 또한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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