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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씨는 영화 속에서 파묘 전 가족들이 ‘파묘요’고 외치며 무덤을 내리치는 이유에 대해 “놀라지 마시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삽으로 ‘파묘요, 파묘요, 파묘요’ 하면서 3번을 파고, 가족들이 동서남북으로 한 삽씩 떠서 떼어놓는다. 그 다음에 우리가 들어가서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또 파묘 후 동전을 땅에 던지는 것은 “묘지를 여태 잘 썼다는 의미”라며 “일종의 사용료”라고 전했다. 유 씨는 “묘지를 여태 잘 썼다는 의미에서 10원짜리 동전 3개를 던진다”며 “장 감독이 실제 파묘 현장에 왔을 때 제가 10원짜리 동전 3개를 던지는 걸 보셨나 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에선 100원짜리를 던지더라. 10원짜리가 흙색이랑 비슷해서 표시가 안 나서 던졌다더라”고 했다.
유 씨는 영화 속 극적인 반전 요소였던 ‘첩장’(한 묫자리에 관이 중첩으로 묻혀 있는 것)의 사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유 씨는 염을 마친 뒤 영화 속 인물들처럼 ‘묫바람’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눈 감고 자려고 하면 누군가 위에서 쳐다보는 것 같았다. 꽤 선명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며칠간 이런 현상이 이어지자 아는 스님을 찾아갔다고.
이에 스님은 유 씨에 “야 인마, 염장이가 뭐 하는 거야. 네가 집착하니까 영이 못 떠나는 것”이라고 꾸짖었다고 한다. 유 씨는 “아저씨 덕분에 전체 과정을 다 배우게 됐다. 좋은 데 가시라”고 생각했으나 자신이 계속 고인을 생각한 탓에 고인이 이승을 떠나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 다음부터는 염할 때 그 순간만 열심히 살고 염 끝나고 나오면서 잊어버린다”며 “그러니까 몇 천번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 장의사 일을 시작할 때 친구에게도 이야기하지 못했지만 점차 고인을 모신 뒤 유족들이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과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그동안 많은 이들을 보내며 유 씨가 얻은 깨달음은 “누구나 다 죽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저도 어느 한순간에는 갈 수 있다는 걸 생각한다. 그러면 그냥 오늘이 제일 소중해지고 주변 사람들에게 예쁘게 말하고 싶고 그렇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