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과 마음껏 소통…카카오, ‘돈 되는 놀자판’ 벌인다

‘카카오 유니버스’ 콘셉트 공개
관심사 기반 오픈채팅 활성화 목표
방장에게 수익화 기회 부여
웹기반 3D메타버스 ‘컬러버스’ 준비
기업 마케팅과 창작자 수익 추구 가능
  • 등록 2022-06-07 오후 5:35:10

    수정 2022-06-07 오후 9:21:00

[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카카오가 간판 서비스 ‘카카오톡’를 벗어나 야심찬 승부수를 던진다. 관심사 채팅을 한데 묶은 ‘카카오 유니버스’다. 세계 시장을 겨냥했다. 전화번호 기반의 카카오톡과는 분리 운영할 예정이다. 국외 이용자들의 쉬운 가입과 활용을 꾀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카카오맵에서 아파트를 클릭(터치)하면 오픈채팅으로 연결된다. 해당 아파트 주민들이 관심사를 얘기하거나 반상회를 열 수 있다. 멜론에서 아이유 노래를 듣는 와중에도 오픈채팅이 가능하다. 케이팝과 웹툰, 드라마 등 한류 팬덤 문화 확산을 발판삼아 세계 시장에서 이 같은 관심사 오픈채팅 활성화를 목표한다. 내년 상반기 국내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는 오픈채팅 방장 가운데 유명인(셀럽)이 나올 것으로 보고, 수익까지도 추구할 수 있게 돕는다.

일반이 보는 메타버스(가상융합현실)도 준비한다. 카카오는 ‘컬러버스’로 칭했다. 별도 앱 설치 없이 웹에서 바로 3D 공간으로 들어가 콘텐츠를 소비하거나 쇼핑도 가능하게 만든다. 기업이 마케팅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목표 중이다. 회사는 컬러버스가 오픈채팅 기반 카카오 유니버스와 출발점이 다르더라도, 향후 기술적으로 연결돼 결합을 예상했다.

카카오 유니버스 참고사진
◇세상 모든 관심사 연결…‘마블 유니버스’ 닮은꼴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7일 카카오 유니버스 온라인 간담회에서 “새 변화가 시작된다”며 “개별 서비스를 하나의 히어로로 보고 이를 관심 기반의 관점으로 묶어나가 세상 모든 관심사를 연결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개별 히어로가 큰 세계관으로 뭉치고 성장하는 마블 스튜디오 세계관과 닮았다”고 부연했다.

카카오 유니버스의 핵심은 ‘오픈링크’다. 수많은 오픈링크를 카카오 공동체 서비스와 연결하고 한데 묶은 것을 카카오가 보는 유니버스라고 할 수 있다. 뮤지션이나 반려동물, 우리 동네는 물론 세계 각지 관광지까지 일상의 모든 관심사를 오픈 대화방 내 중심 화제로 만든다는 것이 목표다. 남궁 대표는 “관심사 태그가 모여 커뮤니티가 형성된다”며 “BTS(방탄소년단) 오픈링크를 통해 시공간 제약 없이 국적을 불문하고 케이팝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한다. 웹툰은 물론 영화도 인터랙션(상호작용)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권미진 카카오 링크부문장은 “해외는 저희가 약한 것이 사실이나, 관심사 기반으로 다수가 모이는 강력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딱 떠오르는 게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현재 아이돌 등 팬덤방에 국외 유저들이 꽤 접속해서 이용 중인데, 이것을 잘 발전시키는 게 첫 시작”이라고 알렸다.

권 부문장은 오픈채팅 유료화 여부에 대해 “전면 유료화는 생각지 않고 있다”며 “오픈채팅 운영자 중에서 준셀럽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그들이 생산하는 콘텐츠와 정보에 대한 수익을 나눌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유니버스 참고사진


무한창작 컬러버스 준비

이날 카카오는 ‘컬러버스’를 최초 언급했다. 컬러버스도 관심사 기반 오픈 커뮤니티 서비스로 보면 된다. 카카오 계열사인 넵튠 주도로 구축 중이다. 지난해 투자한 메타버스 개발사인 컬러버스(옛 퍼피레드)와 함께 3D 가상공간 기술을 활용한 오픈형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인다.

정욱 넵튠 대표는 “메타버스 빌더를 제공해 자신만의 아바타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한다”며 “크리에이터들이 멋진 공간을 창조해내고 모든 아이템을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할 수 있으며 재가공해서 팔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판매와 재판매를 통한 무한창작을 목표한다”고 강조했다.

컬러버스는 별도 앱 설치 없이 웹에서 바로 3D공간으로 이동 가능하도록 한다. 회사는 플랫폼 내 브랜드 채널도 입점할 수 있도록 만들어 기업과 창작자 그리고 소비자가 한데 모인 마켓플레이스를 꿈꾼다.

세간의 관심인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간 연결’은 적용하지 않는다. 정욱 대표는 “제작자가 원할 경우 돈을 받고 거래하는 것은 가능하게 만들 생각이나, 블록체인과 NFT(대체불가토큰), 코인 등이 연동되는 것은 국내 규제나 이슈가 해결돼야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AI 기술로 소통 돕는다

카카오는 인공지능(AI) 기술로 이용자 고유 아바타를 쉽게 만들고 소통의 장벽을 낮출 수 있도록 한다. 기술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이 코지피티(KoGPT)와 칼로(Karlo) 등 초거대 AI 모델을 바탕으로 카카오 유니버스를 지원할 방침이다. 실시간 얼굴 움직임을 추적해 아바타를 살아 숨 쉬게 하거나 오픈채팅에서 자동 번역을 적용한다.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기술적인 난제를 얼마나 빨리 효과적으로 풀 수 있을지 집중하고 있다”며 “수익화가 가능한 정도로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어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AI 번역 수준에 대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번역 기술 고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기술이 내부적으로는 꽤 고도화됐다”며 “카카오브레인의 언어모델과 결합됐을 때 품질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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