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투자대비 수익률이 높은 해외시장을 찾다보니 인도시장에 주목하게 됐습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과거에 투자한 선례가 거의 없다보니 리스크 분석이 쉽지 않았죠. 그래서 사비를 털어 투자여행 형태로 현지를 찾아 가볍게 시작했습니다.”
자비 털어 인도 투자여행, 첫 투자 이끌어 내
벤처캐피털(VC)인 네오플럭스 벤처투자본부 소속으로 인도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이성원(33·사진) 팀장은 24일 강남구 삼성동 본사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초기 투자에 대한 두려움도 없진 않았지만 (인도는) 놓칠 수 없는 시장이었기에 과감하게 도전했다”고 말했다. 높은 스펙을 가진 투자 경력자들도 입사하기 힘들다는 VC업계에 대학만 졸업한 무보수 인턴으로 입사해 3년 만에 팀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이 팀장은 작년초부터 인도시장에 주목했던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 팀장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대학 인맥을 동원해 인도 현지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을 섭외, 자비로 인도여행을 가 미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인도에서 투자자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그는 투자 성공 가능성에 대해 확신했다고 한다. 이 팀장은 “인도는 미국 정보기술(IT)의 전진기지로 글로벌 소프트웨어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며 “미팅이 거듭될수록 현지 투자자에 대한 신뢰도 깊어졌다”고 말했다.
두드리면 기회는 열려, 포기 말고 발품 팔아야
미국 학부 출신으로 국내 VC업계 인맥이라곤 전무했던 그가 네오플럭스에 입사한 비결도 철저한 시장조사를 통한 적극성 덕분이다. 국내 VC에서 일하고 싶었던 그는 투자 트랙레코드가 우수하고 업력이 오래된 회사를 찾다가 네오플럭스를 주목했다. 처음 그의 이력서를 받은 이 대표는 학부 졸업 경력이 전부인 그를 채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 팀장은 굴하지 않고 무보수 인턴직을 제안해 일할 기회를 얻었다. 이후 매일 아침 업계 뉴스를 간추린 `네오 뉴스`를 직접 만들어 사내에 회람하는 등 열정적으로 일했다. 그의 적극성을 높게 평가한 이 대표는 3개월 만에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국내 투자업무를 맡겼다.
투자 대가들 따라 철학 전공, 창업 경험 자양분
입사 3년만에 초고속 승진을 한 그는 투자에 대한 간절함이 있었기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 전공도 조지 소로스, 칼 아이칸 등 투자의 대가들이 전공한 철학과를 선택했다. 투자의 본질은 결국 인간의 본질인 철학과 연결된다는 논리다.
지난 2005년 휴학 이후 7년 동안 미국과 한국에서 2개의 스타트업 기업을 창업하기도 했던 그는 “투자 경력은 없었지만 벤처기업을 창업한 경험이 소중한 자양분이 됐다”며 “최근 모태펀드 등 창업 자금이 많이 풀린만큼 직접 창업을 하거나 벤처 업계에 문을 두드리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