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업 사냥 나서는 미국기업들

  • 등록 2017-02-23 오후 2:51:36

    수정 2017-02-23 오후 2:51:36

/CNBC 캡쳐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최근 들어 해외 기업에 대한 미국 자본의 초대형 인수합병(M&A)이 늘어나며 인수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CNBC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 5개월 동안 미국 자본의 해외기업 인수중 상위 4건이 성사됐다. 세계 최대 통신용 반도체업체인 미국 퀄컴이 네덜란드 NXP 반도체를 인수한 것과 미 산업용가스 생산업체 프렉스에어의 독일 산업용 가스업체 린데 인수 결의 등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글로벌 M&A가 부쩍 늘어난 이유가 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러온 경기낙관론과 더불어 강달러, 저금리 등의 요인과 함께 자금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딜란 콕스 피치북 애널리스트는 “앞으로도 M&A에서 가격이 뛸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미국에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는 적은데 쫓는 자본이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맥킨지의 지난 2월 보고서에 따르면 드라이파우더(미집행 투자금)는 지난해 27% 증가한 1조6000만달러로 최대를 기록했다. 이중 사모펀드는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법인 하이타워보카라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알 마르티네즈는 “사모펀드는 돈이 넘쳐난다”며 “그 돈들은 일할 곳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S&P에 따르면 올 첫 두 달 동안 블랙스톤과 KKR 등 미 사모펀드는 상위 10건의 해외 기업 인수 중 6건을 시행했다.

미 기업이 해외기업 인수에 나서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강달러다.마르티네즈는 “확실히 강달러 기조이며 더 명확한 것은 새 행정부의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달러 인덱스는 14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랐으며 유로는 달러를 상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파운드도 달러 대비 30년 저점으로 가치가 하락했다.

이때문에 상대적으로 미 투자자들이 사기에 유럽과 캐나다 등 해외 기업이 더 싸진 것이다.하지만 지난 2년 동안 상위 7건 중 4건의 거래가 취소되는 등 인수 가격이 뛴 것이 거래성사를 어렵게 하고 있다.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와 브라질 사모펀드인 3G캐피털이 소유하고 있는 크레프트하인즈도 영국·네덜란드계 다국적 생활용품 회사인 유니레버 인수를 추진하다 인수가격 때문에 퇴짜를 맞았다.

크래프트하인즈는 유니레버를 인수하기 위해 1430억달러를 제안했지만 지난 17일 유니레버는 인수가액이 “유니레버 가치를 근본적으로 저평가한 것”이라며 거절했다.

그 후 단 이틀만에 크래프트하인즈는 인수철회를 선언했다.만약 성사됐다면 이는 미국 자본의 해외기업 인수 중 최대 거래가 될 뻔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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