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매직 매각 본입찰, SK·현대홈쇼핑 2파전…CJ 불참

이르면 이번주 우협 선정
8000억 이상 전망도 제기
  • 등록 2016-09-27 오후 5:38:28

    수정 2016-09-27 오후 5:38:28

[이데일리 이재호 이연호 기자] 동양매직 인수전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 내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유력 인수 후보들이 완주 의지를 내비치면서 매각가격이 최대 8000억원 이상으로 치솟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숏리스트 대부분 출사표…혼전 양상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양매직 매각 주간사인 NH투자증권이 실시한 본입찰에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 대부분이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NH-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동양매직 지분 100%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본입찰 참여 업체의 제시 가격을 비교·분석한 뒤 빠르면 이번주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SK네트웍스와 현대홈쇼핑 등 유력 후보들이 최종 출사표를 던졌다. NH-글랜우드 PE가 동양매직의 지속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전략적투자자(SI)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인수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평가다.

SK네트웍스는 패션사업을 정리하기로 한 만큼 새로운 먹거리를 키워야 할 입장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유통과 SK렌터카 사업을 통해 B2B(기업간 거래)는 물론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채널 관리 역량까지 보유하고 있다”며 “동양매직의 생활가전·렌탈 사업이 추가될 경우 시너지 창출이 가능해 본입찰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컨소시엄은 공동으로 동양매직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했지만 최종적으로 현대홈쇼핑만 나서기로 했다. 현대렌탈케어를 통해 가전 렌탈 사업을 진행 중이라 동양매직을 인수해도 조직 내 위화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CJ오쇼핑을 인수 주체로 내세웠던 CJ그룹은 발을 뺐다. CJ그룹 측은 “동양매직 인수와 관련해 숏리스트로서 본 실사를 진행했으나 최종적으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재현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되면서 오너 리스크가 해소됐기 때문에 향후 경영 전략 수립에 더욱 신중을 기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SI인 AJ네트웍스는 재무적투자자(FI)인 IMM PE와 손잡았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초 AJ네트웍스는 2대 주주인 스탠다드차타드 PE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숏리스트로 선정된 이후 IMM PE와 새롭게 투자확약을 맺고 입찰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역시 SI로 참여한 유니드는 FI인 스틱인베스트먼트와 동맹을 맺었다. 부족한 자금력을 보완하기 위해 연합에 나선 형국이지만 실제 인수에 성공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프로그레시브 딜 유력…얼마까지 오를까

관심사는 매각가격이다. 시장에서는 동양매직의 올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예상치인 800억원보다 7배 높은 5000억~6000억원선을 유력하게 봤다.

하지만 원매자들이 중도 하차 없이 본입찰까지 완주하면서 자연스럽게 목표가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통상 인수·합병(M&A) 거래에서 적용되는 멀티플(배수)을 상회해 에비타의 10배 수준까지 적용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럴 경우 가격이 8000억원을 웃돌 수 있다.

특히 경매호가식입찰(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으로 최종 승자가 결정될 공산이 크다. 인수 후보들이 제시한 가격 편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눈치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 측도 “프로그레시브 딜 적용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양매직은 코웨이, 청호나이스에 이은 국내 생활가전 렌탈 시장 3위 업체로 정수기와 더불어 가스레인지, 오븐 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903억원, 영업이익은 2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 동양매직을 인수한 NH-글랜우드 PE는 2년 만에 투자금 회수에 성공하게 됐다. 내부수익률(IRR)은 20% 이상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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