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2025년 개항을 목표로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제2공항 건설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성산읍 고성·난산·수산·신산·온평리 일대 495만 8000㎡ 부지에 활주로 1본(개)을 갖춘 새 공항이 들어서게 된다. 현재 제주시에 있는 국제공항을 그대로 운영하면서 비슷한 규모의 신공항을 새로 만들겠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사업비로 4조 1000억원이 투입된다. 이는 코앞으로 다가온 제주공항의 포화 시점에 대비하려는 것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수요 조사 결과, 오는 2018년이면 제주공항 이용객 수가 2830만 명에 달해 수용 한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애초 정부는 기존 제주공항 활주로를 바다 방향으로 대폭 확장하거나 제주공항을 폐쇄하고 활주로 2본을 갖춘 신공항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했었다. 하지만 기존 공항 확장 방안은 바다를 대규모로 매립해야 해 해양 환경을 해치고 공사비가 9조 4000억원으로 불어나는 문제가 있었다. 신공항 건설도 환경 훼손과 공항 폐쇄를 반대하는 주민 벽을 넘지 못 했다.
그 대안으로 택한 것이 제2공항 건설이다. 공항 입지는 지난해 12월부터 정부 용역을 맡은 한국항공대 산학협력단이 총 30여 개 후보지를 공역(空域)·소음·환경성·사업비 등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9개 기준에 따라 평가해 최종 결정했다.
“설계-시공 동시진행으로 완공 앞당겨야”
앞으로 제2공항 건설은 10년에 걸친 대역사로 진행된다. 기획재정부가 연내 예비 타당성 조사를 시작하고 이후 기본계획 수립, 설계 및 공사 등의 절차를 밟는다. 실제 공사에 들어가는 것은 이르면 오는 2018년으로 점쳐진다.
새 공항이 문을 열면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제주공항에도 한결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공항 인접 지역의 추가 개발 가능성도 있다. 현재 정부가 공개한 공항 설계안에는 활주로와 터미널, 일부 상업시설 용지 외에 별도의 개발 계획은 없는 상태다. 다만 제주도가 2012년 자체적으로 수립한 공항 개발 구상에는 신공항을 물류·관광·휴양·주거단지·연구개발시설을 결합한 ‘에어시티’로 복합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이 담겨 있다. 이 부분은 향후 기본계획 수립 단계 등에서 정부와 지자체 검토를 거쳐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새 공항이 개항하면 민간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관광 산업과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제주도는 올해 4월 제주경제 활성화 종합 추진계획을 내놓고 새 공항 착공 후 7년동안 발생하는 부가가치 총액(GRDP·지역 내 총생산)으로 2조 1000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국토연구원의 2012년 자료에 근거해 사업비를 4조 4000억원으로 가정한 경우다.
제2공항 건설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공항 개항 시기가 2025년으로, 제주공항 포화 시점인 2018년보다 7년가량 늦다는 점이다. 공항 건설 예정지의 주민 반대와 개발로 인한 환경 훼손 우려 등도 앞으로 정부가 넘어야 할 산이다.
김병종 한국항공대 교수는 “조만간 제주공항의 수용 능력이 한계에 부닥치면 관광을 포기하는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며 “설계와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 트랙’ 방식 등을 적용해 제2공항 완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