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국정 역사교과서 당론화···속앓는 ‘수도권’ 의원

정두언 "당내 의견수렴 과정 없었다. 당이 잘못가고 있는 것"
수도권 의원들, "국론만 분열시켜" "선거에 좋지 않은 영향"
차기 대선주자들 사이에서도 "반대" 목소리
  • 등록 2015-10-15 오후 6:37:44

    수정 2015-10-15 오후 6:37:44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새누리당 내에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당론화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놓고서다.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은 대놓고 반대는 못 하고 속병만 앓고 있다. 수도권은 젊은 유권자가 많은데다 반대여론이 우세한 지역으로 내년 총선에서 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정화 총력지원 당론화···수도권의원들 사이에선 ‘볼멘소리’

이날 새누리당은 국회에서 긴급 정책의원 총회를 열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위해 총력지원 하자는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채택했다. 당론화한 것이다.

김무성 대표는 의총 마무리 발언에서 “현재 좌편향된 교과서는 발톱을 감춘 교과서다. 다시 교과서를 만든다 해도 100%의 좌편향교과서가 선택될 수밖에 없는 그런 사슬이 형성돼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국정교과서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쐐기를 박았다.

당론으로 굳어지자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의원도 일부 있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회의에 아예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유 의원측은 “평소 의원의 생각과 맞지 않아 불참했을 수도 있다”면서 “다만 유 의원이 개인적인 의견은 얘기하지 않았다고 했다”고 했다. 정두언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국정교과서는 당연히 잘못된 것”이라며 “(당론화는) 당내 의견 수렴 과정도 없었다. 당이 지금 잘못 가고 있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서울 서대문을에 지역구를 둔 의원이다.

익명을 요청한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정치권에서 나서서 주도적이고 극단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면서 “편향되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으면 바로잡으려는 방법을 공론화를 통해서 찾아야 하는데 절차를 생략하니 국론만 분열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했다.

수도권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 유독 볼멘소리가 많은 건 반대여론이 강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14일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국정화 추진 찬·반 여부를 묻는 조사에서 찬성한다는 의견이 47.6%, 반대가 44.7%로 나타났다. 찬성여론이 오차범위 내에서 다소 우세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은 반대가 52.1%로 찬성(42.7%)보다 10%포인트 가량 높았다. 경기도와 인천도 반대비율이 오차범위 안에서 다소 높게 나타난 지역이다.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찬·반 여론조사. (자료=리얼미터)
신율 명지대 교수는 “국정이 아닌 검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현재 공천을 앞두고 있고 청와대의 영향력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 공개적으로 반대를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총선 유·불리와 지도부의 눈치를 봐야 하는 평의원 입장에선 적잖은 고민을 안고 있는 셈이다.

수도권의 한 초선의원은 “물론 반대를 노골적으로 하는 의원들은 별로 없다”면서 “그러나 전략상 선거에 혹시 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은 있다”고 토로했다.

일부 여권내 차기 대선주자 “반대”···“다른 목소리는 자연스러운 현상”

이 밖에도 여권 차기 대선주자 물망에 오른 이들도 여럿 국정화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발(發) ‘찍어내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유 의원은 의총 불참에 앞서 지난 12일에는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는 행정부가 하는 일이고 국회의 생각은 다르다”며 각을 세웠다.

여권 한 중진 정치인도 “기본적으로 국정 교과서는 안 맞다고 생각한다”며 “다원주의 국가에서 초등학교는 모르겠지만, 중등 이상은 비판적이고 다양한 견해를 수용해야 하는데 국정으로 가는 건 지나치다”고 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국정화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박원순 서울시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번에 남경필 지사와 대화했는데 남 지사도 (국정화에) 반대하는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권행보를 해서 자기정치를 하든 뭐든 간에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유독 당내에서 조용한 건 청와대와 지도부가 꺼낸 의제이니 지레 숙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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