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담화에 정국 불안…환율, 장중 1430원 중반대로 반등[외환분석]

1430원 하회 출발 후 1434.8원 터치
윤 대통령 “탄핵에 당당히 맞설 것”
외국인 국내증시서 3200억원대 순매도
ECB ‘빅컷’ 시 야간장서 환율 변동성 확대
  • 등록 2024-12-12 오후 2:24:02

    수정 2024-12-12 오후 2:24:02

[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30원 중반대로 반등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국내 정치적 불안감이 확대되자 1430원선을 하회하던 환율이 상승 전환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尹 “탄핵에 맞설 것”

1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환율은 오후 2시 18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32.2원)보다 1.55원 오른 1432.45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3.1원 내린 1429.1원에 개장했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1430.9원) 기준으로는 1.8원 내렸다. 1430원 안팎을 오가던 환율은 오전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오전 11시 53분께는 1434.8원을 터치하며 상승 전환됐다. 오후에도 환율은 1430원 위에서 움직이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대국민 담화에서 “저를 탄핵하든, 수사하든 저는 이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며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서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탄핵 절차로서 대통령의 직무집행을 조속히 정지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하며, 여당과 대통령 간의 간극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이 자진사퇴를 거부하고 끝까지 싸우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원화 약세는 심화했다.

다만 위안화 약세가 누그러지면서 환율 상승 속도는 가파르지 않다. 달러·위안 환율은 7.27위안대에서 7.26위안대로 내려갔다.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에 부합했지만 내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론이 커지면서 달러화는 강세다. 달러인덱스는 이날 새벽 12시 18분 기준 106.55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6 초반대에서 중반대로 오른 것이다. 달러·엔 환율은 152엔대로 오름세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증시에서 순매도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2500억원대, 코스닥 시장에서 700억원대를 팔고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윤 대통령의 담화 내용이 정국 불확실성 재료로 반영되면서 환율이 올랐다“며 ”다만 위안화 약세가 진정되고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추가 상승은 제한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CB 금리인하 관건

이날 저녁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이 예정돼 있다. ECB 통화정책회의에서는 금리가 3.40%에서 3.15%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9월 소비자물가가 2021년 4월 이후 처음으로 2%를 하회한 점은 이를 지지하는 대목이다. 또 10월 회의 이후 미 대선 결과 트럼프 변수가 새롭게 부상하고, 프랑스 예산안 갈등에 따른 정치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면서 성장 하방 압력이 높아졌다.

만약 ECB가 예상 밖의 ‘빅컷’(50bp 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유로화는 약세,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야간장에서 환율은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

국내은행 딜러는 ”유럽의 인하는 기정사실이지만 ‘깜짝’ 빅컷 가능성도 있어서 달러 강세 재료로 작용할 수 있을 듯 하다“며 ”유럽 경제 상황도 좋지 않은 만큼 인하는 불가피해, 야간장에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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