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란 단어가 들렸는지 중국인 택시 기사가 “테슬라를 비야디에 비교하지 말라”고 말을 꺼냈다. 테슬라는 비야디보다 가격도 더 비싼데 성능은 큰 차이가 없고 디자인도 비야디가 더 낫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비야디에 대한 중국인들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던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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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판매업체로 올라선 비야디가 내년초 한국에 진출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버스 같은 상용차를 판매했는데 앞으로 승용차까지 팔겠다는 것이다. 지난주에는 한국 및 베이징 주재 기자들과 인플루언서 수십여명을 초청해 본사와 생산공장을 공개하며 홍보에 들어갔다.
비야디가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들어온다는 보도에 다양한 반응이 나왔지만 “중국산은 쓰지 않겠다”라는 내용이 다수를 차지했다. 품질을 믿지 못하는 중국산 전기차가 와봤자 누가 사겠냐는 것이다.
물론 비야디 차량의 내외부 디자인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고가형 전기차를 봤을 때 ‘나라면 과연 이 돈을 주고 살 수 있을까’란 의문도 들었다. 하지만 일반 전기차들은 가격만 좀 저렴하게 책정한다면 비야디가 사고(?) 칠지도 모르겠다는 우려 섞인 전망들이 대부분이었다.
중국 현지에서도 비야디는 일반 저가형 전기차 브랜드에 비해 더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다. 단순히 ‘싼 중국차’로만 얕잡아 볼 문제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중국산 전기차들은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비야디 생산공장을 방문했을 때 해외의 사후관리 담당자들과 동선이 겹쳤는데 유럽은 물론 아시아, 호주까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났다. 이중 유럽의 한 직원은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비야디 전기차 점유율이 2위까지 올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비야디의 한국 진출 관심이 높은 이유는 앞으로 자동차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중국산 전기차 거리를 휩쓸자 관세를 45%대까지 올리는 강수를 둘 수밖에 없었고 중국과 무역 갈등 조짐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 전기차 저변이 넓지 않은 한국도 중국산 전기차 공세에 밀리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저가를 무기로 한국에 무섭게 파고든 알테무(알리·테무·쉬인)처럼 중국산 제품에 점령당하지 않기 위해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단순히 관세 인상 같은 보호주의 대책은 해답이 아니다. 충분한 정책 지원은 물론 업계 자체의 끊임없는 기술 개발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