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서울 관악경찰서가 26일 제2회 지역경찰 ‘슈퍼캅’ 대회를 개최했다. 관악서는 지난해 신림역 흉기난동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서울에서도 강력범죄가 다수 발생하는 경찰서로 꼽힌다. 이 대회는 강력범죄자 제압과 피해자 구조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열렸다.
|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관악경찰서에서 열린 ‘지역경찰 슈퍼캅 대회’에서 참가 경찰이 더미인형을 옮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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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서 내 타워주차장에서 펼쳐진 이번 대회에는 제1회 대회보다 9명 많은 25명의 지역경찰관이 참가했다. 경기종목은 다양하고 긴박하게 펼쳐지는 범죄 상황을 고려하여 현장 대응에 반드시 필요한 오르막 달리기(250m), 팔굽혀펴기(50회), 구명환 던지기, 더미인형(50㎏) 옮기기, 심폐소생술(100회), 방검복 착용 및 에어건 발사 등 7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범죄 진압 및 피해자 구조를 위한 신속함을 평가하는 요소다. 참가자의 나이대도 20대 새내기 순경부터 50대 순찰팀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어우러졌다.
이날 대회는 제1회 대회 우승자인 구암지구대 조장석 경사의 시범으로 시작됐다. 이어서 참가자들의 본격적인 출전이 시작됐고 타워주차장의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심폐소생술을 하는 참가자들의 손은 바빠졌고, 과녁을 조준하는 눈은 날카롭게 빛났다. 오르막 달리기와 더미인형 옮기기로 체력이 소진돼 사격 실수가 나올 때면 얼굴에 짙은 아쉬움이 묻어나기도 했다. 그러자 대회 한편에서 지켜보던 동료 경찰들이 클래퍼(Clapper·박수를 쳐주는 도구)와 플래카드를 동원해 응원과 격려에 나섰다.
|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관악경찰서에서 열린 ‘지역경찰 슈퍼캅 대회’에서 참가 경찰이 에어건 사격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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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두 번째 슈퍼캅 출전이라는 낙성대지구대 배준범 경사는 “1회 대회 때와 달리 오르막 달리기가 추가됐고, 방검복을 착용하는 디테일도 생긴 것 같다”며 “사격은 에어건 발사라 실제와 조금 다르다는 점이 아쉬웠지만 잘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0대로 대회 참가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신사지구대 이성근 경감은 “팀원들 격려하는 차원에서 출전하게 됐다”며 “입상이 아닌 완주가 목표이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이날 최종 우승 표창장은 당곡지구대 소속 김동현 경사에게 돌아갔다. 김 경사는 “시민 여러분이 위기에 처했을 때 저희가 힘이 부족하지 않도록 항상 준비하는 자세로 쉬는 날에도 운동하고 있다”며 “치안 걱정을 안 하셔도 될 만큼 경찰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 경사에겐 표창과 함께 부상이, 최상위 8위까지의 성적을 거둔 경찰관들에게도 표창 또는 포상휴가가 주어졌다.
관악서는 앞으로도 각종 범죄와 재난으로부터 시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지역경찰관들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지속 개발·추진할 계획이다. 박민영 관악서장은 “흉기난동 같은 강력범죄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찰관 개개인의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슈퍼캅 대회는 지역경찰의 현장 대응력을 스스로 돌아보고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라고 덧붙였다.
| 26일 오후 서울 관악구 관악경찰서에서 열린 ‘지역경찰 슈퍼캅 대회’에서 참가 경찰이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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