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인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최근 수십억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조달에 나선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 이후 장비교체 등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 탓이다.
|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위치한 YMTC의 낸드플래시 공장.(사진=SCM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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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는 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YMTC가 미국이 더욱 엄격한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발표하기 전에 신규 자금조달을 진행했으며, 목표액을 초과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자금조달 라운드는 미국의 추가 제재 발표 전에 마무리됐다”며 “정학환 조달액은 확인할 수 없지만 수십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YMTC가 지난해 중국 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을 포함한 주주들로부터 500억위안(약 9조 1600억원)에 달하는 자본 증자를 받았다는 점이다. 소식통들은 “작년 10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 이어 같은 해 12월 YMTC가 미국의 무역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면서, 미국으로부터 칩 제조를 위한 장비 조달이 금지됐다”며 지난해에 조달한 자금 대부분이 장비교체 등에 쓰였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제재 때문에 불과 1년여 만에 현금 부족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한편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뚫고 7나노미터(1㎚=10억분의 1m) 반도체가 탑재된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출시히면서, 미국은 지난달 더욱 강력한 대중 반도체 수출 규재를 발표했다. 미국의 통제가 보다 엄격해지면서 YMTC의 최신 칩 개발·제조 역시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이에 중국 반도체 업계는 자체 조달이 가능한 장비와 기술 등을 YMTC에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YMTC 투자자들 역시 중국 업체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경우 일본, 한국 및 유럽 공급업체를 활용하는 등 YMTC가 화웨이처럼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믿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YMTC는 미국의 압박에 대항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을 하나로 모으는 기업”이라며 “화웨이의 뒤를 잇고 있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최근 신규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국내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초과 청약이 이뤄졌다”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YMTC에 대한 지원은 미국의 규제에 맞서 강력한 연대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