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인천 검암역 주변에 버스터미널과 아파트 등을 조성하는 검암 플라시아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이 은행 금리 인상으로 시작도 못하고 있다. 사업 중단이 장기화되면 주민의 교통 불편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 검암 플라시아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 조감도. (자료 = iH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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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인천도시공사(iH)에 따르면 iH는 지난해 6월 공모를 거쳐 IBK투자증권 컨소시엄을 민간사업자로 선정해 이 사업을 본격화했지만 1년이 지나도 특수목적법인(SPC)을 구성하지 못하고 있다.
iH는 올 7월 인천시의회의 검암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 자본금(7억5000만원) 출자 동의를 받고 민간사업자인 IBK투자증권 컨소시엄에 SPC 설립을 제안했으나 컨소시엄이 설립 시기를 늦추자고 요구했다.
은행 금리가 높은 상황에 토지 매입대금 등 수천억원의 사업비를 대출받으면 이자 손실이 커져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업자 공모 당시 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리는 최대 6%대였지만 올 7월 이후 10% 이상으로 올랐다. iH는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해 컨소시엄의 요구를 수용했고 사업부지(9만4000㎡) 매매계약 체결 시점도 뒤로 미뤘다.
SPC 설립에 필요한 전체 자본금은 50억원이고 iH는 15%(자본 투자 7억5000만원) 지분을 갖고 참여할 방침이었다. 나머지 85%는 컨소시엄에 속한 IBK투자증권, 롯데건설, 국원건설, 대신증권, GS리테일, 선두종합건설 등 7개 기업이 확보해 SPC를 구성하려고 했다. 이 중 국원건설은 채무가 많아 최근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할 정도로 경영여건이 어렵다. 국원건설의 법인회생 인가 여부는 내년 초 결정된다.
애초 iH는 올해 SPC를 구성하고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하려고 했다. 매매대금은 4000억원 정도이다. 하지만 컨소시엄의 PF 대출 계획이 틀어져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 사업은 1조4000억원을 들여 내년 서구 검암동 검암역세권 부지에서 착공해 아파트 1412가구(주상복합 554가구 포함), 고속·시외 버스터미널, 상업시설, 업무시설 등을 2028년까지 건립하는 것인데 토지매매, 착공 등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사업 차질에 따라 검암역 버스터미널 운영이 숙원인 인천서북권 주민의 교통 불편 문제는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iH 관계자는 “컨소시엄에 SPC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계속 촉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금융 상황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다.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SPC 구성과 토지매매가 뒤로 밀렸지만 건설사업 인허가 용역 등은 iH가 계속하고 있다”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 절차는 신속히 진행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컨소시엄의 한 업체는 “아시아 서남부 전쟁 등으로 시장 상황이 안 좋고 금리 이슈가 있어 어쩔 수 없다”며 “금리가 떨어져야 사업 참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