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올해 노벨 화학상은 나노입자인 퀀텀닷(양자점)을 발견하고, 개발한 화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이들이 ‘양자점’ 시대의 문을 열면서 양자LED 조명, TV 화면 기술로 우리 실생활을 돕고, 최근에는 암 조직 제거 등 의료 분야로도 활용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QLED TV의 색변환기술과 같은 원천기술로 활용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들.(왼쪽부터)모운지 바웬디, 루이스 브루스, 알렉세이 에키모프.(사진=컬럼비아대, MIT, 넥스트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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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모운지 바웬디 미국 MIT 교수, 루이스 브루스 컬럼비아대 교수, 알렉세이 에키모프 나노크리스탈스 테크놀러지 박사에게 노벨 화학상을 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수상자 발표에 앞서 현지 매체를 통해 수상자 정보가 사전에 유출되며 파장이 일기도 했다.
노벨위원회는 “올해 노벨 화학상은 양자점 발견과 합성을 위해 힘쓰며 나노기술의 중요한 씨앗을 심은 이들에게 수여한다”며 “이들은 양자점 발견과 개발을 통해 텔레비전과 LED 램프에서 빛을 퍼뜨려 외과 의사의 종양 조직을 제거하기 위한 지침을 제공했다”며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수백에서 수천 개의 원자들로 이뤄진 양자점은 1980년대 초 알렉세이 에키모프 박사와 루이스 브루스 교수가 처음 발견했다. 에키모프 박사는 러시아 바릴로프 국립광학연구소에서, 브루스 박사는 미국 벨연구소에서 성과를 이뤄냈다. 이후 바웬디 교수가 MIT에서 혁신적인 양자점 합성법을 개발해 상용화에 이르는 기초를 닦았다.
양자점은 나노미터(나노미터=10억분의 1m) 크기의 반도체 결정으로 매우 작아 크기에 따라 서로 다른 성질을 보인다. 크기에 따라 서로 다른 색을 흡수하거나 방출할 수 있고, 빛이나 전류를 받으면 크기에 따라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다. 입자 크기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다양한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색을 만들어 낸다.
모운지 바웬디 교수의 제자인 김성지 포항공대 교수는 “입자 크기를 조절하는 것만으로 다양한 자연 그대로의 순수한 색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에너지 효율과 내구성도 높아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진단기기 등 다양한 분야 차세대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진단기기, 의료영상 기기에 양자점을 활용해 민감하게 반응 여부를 탐지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다”고 했다.
수상자 3명은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 5000만원)를 균등하게 나눠 갖는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이 낀 ‘노벨 주간’에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앞서 지난 2일 발표된 생리의학상은 인류가 코로나19 전 세계적 대유행병(팬데믹)을 이겨내는데 기여한 mRNA 백신 연구자인 커털린 커리코와 드류 와이즈만이 받았다. 이튿날 발표된 물리학상 수상자로는 ‘아토초 과학’의 문을 연 피에르 아고스티니, 페렌츠 크러우스, 안 륄리에가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