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내 31개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Corporate Venture Capital)의 운용 자산이 평균 4382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들은 2025년까지 3년 간 각각 2508억원 규모 신규 펀드 조성 계획을 하고 있었다.
| 황수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이 15일 서울 산업기술진흥원 회의실에서 열린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활성화 업계 간담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산업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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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소재부품장비 투자기관협의회(KITIA)는 이날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서 황수성 산업부 산업기반실장 주재로 열린 CVC 활성화 업계 간담회에서 이 같은 CVC 투자현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효성과 포스코, CJ, 신세계, 현대차·기아, 인탑스, 선보공업 등 대기업 CVC와 관련 기관·단체가 참여했다.
CVC는 벤처기업·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벤처캐피털(VC) 중에서도 회사가 운용하는 VC을 뜻한다. 정부는 CVC를 통한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2021년 12월 공정거래법을 통상 대기업집단 지배구조의 중심인 일반 지주회사도 CVC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관련 규제를 풀고 있다. 이전까진 VC도 금융사인 만큼 금융과 산업자본(금산) 분리 규정에 따라 대기업 지주회사는 VC를 설립할 수 없었다. 총수 일가가 CVC를 통해 사익을 편취할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전제로 대기업 자본이 유망 스타트업을 찾아 지원하는 활동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KITIA 집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31개 CVC가 스타트업 투자 등를 위해 평균 4382억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었다. 이중 40%는 모기업과 계열사의 출자금 등 내부자금, 60%는 민간금융기관 등 외부자금으로 조달하고 있었다. 이들은 또 2025년까지 총 2508억원읠 펀드를 조성해 이차전지(15%)나 첨단제조(13%), 반도체(12%), 미래 모빌리티(11%) 등에 투자할 계획이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이날 회의에서 CVC가 스타트업 투자 확대 역할뿐 아니라 CVC 운용기업 스스로 신기술·신시장 기회를 탐색하고 활용함으로써 개방형 혁신을 이끄는 역할도 하고 있다며 정부가 CVC의 자율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 등을 통해 역량 있는 기업의 CVC 설립과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의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산업부도 산업기술 관련 정부지원 자금을 더 효과적으로 집행하고자 CVC 운영 펀드에 출자해 규모를 키우고, CVC가 투자한 스타트업에 정부 연구개발 지원사업을 우선 지원하는 등 연계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황수성 산업부 산업기반실장은 “우리 산업의 역동성을 높이려면 CVC 운영·투자가 활성화해야 한다”며 “올 상반기 중 업계 목소리를 반영한 CVC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