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에 차랑용 반도체 공급 부족(Shortage·쇼티지) 여파가 지속하고 있다. 완성차업계는 자동차 생산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데 이어 인기 차량 중심의 차량 출고 지연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 등을 통해 반도체 공급 부족 여파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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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이날과 다음 날인 20일까지 부산공장에서 차량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 르노삼성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공장에서는 XM3와 SM6, QM6 3개 차종을 생산 중이다.
앞서 현대차(005380)도 차랑용 반도체 공급 부족을 이유로 브라질 공장의 부분 가동 계획을 지난 12일에서 14일로 3일 연장했다. 현대차는 현재 1교대로 공장을 부분 가동 중이다. 현대차는 오는 25일 반도체 수급 상황에 따라 브라질 공장의 부분 가동 확대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기아도 지난 5월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2공장과 조지아 K5와 텔루라이드, 소나타를 생산하는 미국조지아 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한국지엠도 말리부와 트랙스를 생산하는 부평 2공장 가동을 지난 12일부터 지난 16일까지 일시 중단했다.
전기차 생산과 신차 잇따른 출시 등도 영향
일부 인기 차종의 출고 기한도 길어지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특정 옵션을 제거하는 이른바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면 출고 기한을 앞당길 수 있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으로 마이너스 옵션 적용 여부와 관계없이 출고가 늦어지고 있다.
기아의 K8 모델은 원격 스마트 주차보조장치(RSPA)를 뺀 마이너스 옵션 적용으로 출고 지연 현상을 해소해왔지만 이달부터는 이마저도 사라졌다. K8 2.5 가솔린 모델과 K8 3.5 가솔린 모델은 출고 지연 기한이 지난달 4~6주에서 이달에는 20주로 늘었다.
현대차도 일부 인기 차종을 중심으로 차량 출고가 다소 늦어지고 있다. 신형 아반떼는 지난달과 비교해 출고 기한이 2주 더 길어졌다. MPV 모델 스타리아는 트림별로 출고기한이 2~14주 뒤로 밀렸다.
업계에서는 내년까지 반도체 쇼티지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해외 기업의 생산 의존도가 절대적인 만큼 국산화하지 않는 이상 생산 가동 일시 중단과 차량 출고 지연 현상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일례로 차량용 반도체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의 경우 대만 TSMC의 수탁생산(파운드리) 점유율이 70% 이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반도체와 완성차업체의 직접적인 협력 중개와 더불어 차량용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의 전략적 육성과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