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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감시위는 14일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 내 위원회 사무실에서 제2기 첫 정기회의를 열고 △인권 우선경영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 △ESG 중심 경영을 위한 준법감시 활동을 위원회의 원칙적인 추진과제로 선정했다. 이는 이찬희 신임 위원장이 지난달 밝힌 준법감시위의 핵심 3대 과제다.
2기 준법감시위는 특히 ESG 경영 중 지배구조 개편에 집중한다. 준법감시위는 특히 노동소위원회, 시민사회소통소위원회와 별개로 ESG 소위원회를 신설했다. 과거 소위원회를 만들어 삼성 노조 설립, 대국민 사과 등 성과를 끌어냈던 것처럼 지배구조 문제를 전담할 수 있는 조직을 별도로 꾸려 집중적으로 논의하겠다는 취지다. 소위원회 구성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 지배구조는 그룹 컨트롤타워 설립부터 계열사 지분 정리, 지주회사 전환 검토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이를테면 삼성은 현재 별도 컨트롤타워 없이 개별 계열사 차원에서 의사 결정이 이뤄지고 있다. 사업지원(삼성전자)·금융 경쟁력 제고(삼성생명)·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 강화(삼성물산) 등 사업부문별로 쪼개진 3개 태스크포스(TF)가 있긴 하지만 임시조직인데다 그룹 전체 의사결정을 아우르지는 못하고 있다. 삼성 안팎에서는 그룹 의사결정 기구를 설립하되,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자칫 ‘칼’을 잘못 쓸 경우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쉽게 지배구조 문제를 다루기가 쉽지 않다. 삼성의 경쟁력은 대주주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에서 나오기 때문에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이 같은 시스템이 달라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이재용 부회장과 준법감시위 간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준법감시위 관계자는 “2기 준법감시위가 이제 꾸려졌으니 위원들 간 의견이 정리돼야 할 것 같고, 삼성 측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준비가 되면 양측간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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